남한 최고봉 백록담 화창한 날씨 한눈에 '쏙'
5월20∼21일 서해산악회원 가족 90명 산행·울창한 침엽수림 산대나무 군락 이채
2006-06-02 영광21
지난달 20일 민족의 영산 한라산을 등산을 하기 위해 영광에서 서해산악회 회원과 가족, 서해산악회 카페회원 등 90명이 2대의 버스에 나누어 타고 도착한 목포에서 제주도행 배를 탔다.
도착한 다음날인 21일 아침 6시30분 성판악 주차장에서 등산을 시작했다. 오늘은 7~8시간은 걸어야 등산을 마친다. 7시간 이상 등산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상에 올라서 백록담을 보려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인내의 코스다.
성판악코스는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서 등산하기에는 여유러운 생각이 들지만 상당히 장시간을 올라야 되기 때문에 쉽게 생각할 산은 아니다.
오르는 길은 나무를 깔아 놓은 곳이 많아 편안한 마음으로 오를 수 있고 울창한 숲길이 언제 화산이 폭발했던 산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각종 침엽수가 울창하고 산대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침엽수 울창한 숲길과 야생화 천국
8시45분. 사방이 탁 트인 곳이 나오더니 진달래 대피소가 나온다. 이미 도착한 선두그룹이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고
간단한 음료와 사진을 찍고 일부 힘든 사람은 하산하기로 하고 40분 정도 오르니 1,800m 고지 팻말이 나오고 철쭉꽃이 어우러진 정상 고지가 눈에 들어온다. 일행중에서 보기 안타까울 정도로 힘들어 하는 분도 있다.
“조금만 힘내십시오. 20분만 오르면 정상입니다. 거기 가시면 이렇게 힘들게 올라온 보람을 느끼실 것입니다”하고 용기를 주면서 올랐다.
백록담이 있는 정상이 바로 눈앞에 보이고 수많은 등산객들이 이미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저 멀리 시원한 바다가 보이고 주위에는 온통 야생화 천국을 이루고 있었다. 너무도 아름다운 꽃들이 우리를 반겨 주고 있어서 정신없이 이곳저곳에서 셔터를 눌러댔다.
나무계단과 돌맹이 사이로 야생화가 아름답게 피어있다. 앞사람이 지나가면서 그 꽃을 밟아 버린다. 속이 상했다. 비록 길에 있는 조그만 꽃이라도 좀 비켜 가면 안 될까.
1년중 화창한 날씨 평균 33일
10시40분. 드디어 4시간 10분만에 백록담을 볼 수가 있었다. 화산 폭발로 생긴 분화구인데 작은 백두산이라 할까. 정말 날씨가 화창하고 좋다.
1년 중 날씨가 좋은 날은 평균 33일 밖에 안 된다는데 난 복 받은 사람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백두산, 말레이시아 키나바루봉, 일본의 구중산, 아소산 모두 오를 때마다 날씨가 좋으니 정말 산복(山福)은 타고 났나보다.
선두그룹은 이미 내려갔는지 안보이고 중위그룹이 우릴 기다리고 후미그룹인 이연종 고문이 올라오고 계신단다.
고희를 넘기시는 나이에 이렇게 높은 산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열정에 감탄해 본다. 나도 그 연세에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1시10분. 관음사 쪽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잘 만들어진 나무계단 양쪽으로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주목나무 고사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이 과연 천하의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모진 비바람과 눈 더미에 묻혀 시련을 견디지 못하고 생명을 다한 나무들이 죽어서도 인간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고마움에 숙연한 마음이 든다.
커다란 까마귀 서너마리가 나의 산행을 환영해 주었고 아름다운 황홀경에 빠지다보니 우리 일행이 점심을 들고 있었다.
워낙 땀을 많이 흐르는 나는 물을 이미 3병 정도 마셨기 때문에 밥 생각이 없어서 몇 숟갈 입에 넣고는 일행과 함께 하산을 시작하였다. 오를 때 산과 내릴 때 산이 다른 산을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기분이 달랐다.
남한 3대 명산 회원 90% 완주 성공
12시30분. 개미목산장에서 내려 온 산을 뒤돌아보니 나무숲으로 어우러진 삼각봉과 왼쪽으로 암벽 등이 한폭의 산수화가 아닌가!
이쪽 코스는 가팔라서 오르기가 참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내려오는 데 몇 분이 참 힘들어 한다.
내려오는 길이 참 멀기도 하다. 1시간반 정도 부지런히 내려오니 시원한 물줄기 사이로 키큰 철쭉나무에서 아름다운 꽃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주차장까지 3km 팻말이 보인다. 부지런히 뛰어 내려오니 2시20분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멋모르고 오른 분들은 너무 힘들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대단하신 분들이다. 8시간의 등산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 90%가 완주에 성공했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 일이 아닌가.
너무나 기분 좋은 하루다. 영광의 많은 등산 애호가들과 이렇게 한마음으로 아무 사고없이 우리나라 백두산, 금강산과 더불어 3대 명산의 하나인 남한 최고봉 한라산을 쾌청한 날씨에 마칠 수 있게 해 준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행사 준비에 고생한 집행부 임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또 다음 기회에도 더욱 더 많은 분들을 모시고 아름답고 웅장한 우리의 명산으로 모시고 싶은 생각이다.
김성운<영광군등산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