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풍요로워 행복하고 순수한 자연과 닮은 사람들
경로당 탐방 41 / 선산경로당<대마>
2006-06-28 영광21
마을 입구에 위치한 선산경로당(회장 오귀근)은 지난 98년 건립해 30여명 어르신들의 놀이터가 됐으며 바로 옆에는 커다란 정자가 있어 여름에는 이곳에서 더위를 식히며 농한기의 한가로움을 즐기고 있다.
지금은 담배잎을 따서 말리는 작업이 한창이라 어르신들이 바쁘고 분주한 시기를 보내고 있으며 이 고단하고 힘든 일이 끝나면 담배잎을 수매해 목돈을 받을 수 있어 수고의 보람이 기다리고 있다.
오귀근 회장은(75)은 "우리 마을은 산 밑에 살아 사람들이 양같이 순해서 남을 탓할 줄 모르고 남의 것 욕심내지 않고 분수에 맞게 선량하게 살고 있다"며 "세상 모든 일이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하면 그만큼 마음이 불편하고 가진 것이 없어도 내 마음이 부자면 마음에 평화가 온다"고 전했다.
이곳 선산마을은 영광군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고 장성군과 고창군을 사이에 두고 마을 뒤편에는 우람한 월랑산과 앞에는 적당한 크기의 들판 그리고 아기자기한 밭들이 둘레를 이뤄 보기 좋게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옛날에는 설밑이라는 아름다운 고유의 지명으로 불리던 마을이기도 했다. 예전의 마을 어르신들은 농악을 즐기며 한해 농사를 기원하고 마을의 안녕을 빌며 풍류를 즐겼는데 지금은 다들 연세가 많아 농악의 맥이 끊이고 손을 놓아 안타까움을 남기고 있다.
이용성 어르신은 "우리 선산마을은 70여호가 넘는 제법 큰 마을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이사 가고 현재 빈집이 10여호가 돼 농촌의 실정을 말해주고 있다"며
"그래도 우리 마을은 광주 이 씨 집성촌이라 우애 좋고 웃어른을 섬길 줄 알며 다툼 없이 의좋은 형제처럼 지내고 있다"고 마을의 정서를 밝혔다.
선산경로당은 1년에 두차례 여행을 다니며 노년의 삶을 나누고 있는데 지난 이른 봄에는 부안의 TV촬영장소와 격포에서 싱싱한 회도 맛보고 돌아오는 길에 해안도로 드라이브을 즐기며 행복한 하루가 됐다고 전했다.
이석태 총무는 "우리 선산경로당은 여름에는 시원한 정자에 나와 여름을 보내고 겨울이면 따뜻한 경로당에서 겨울을 보내면서 알뜰하고 유익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집에 혼자 있으면 심심하고 적적한데 이곳에 나오면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들을 수 있고 편한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 좋다"고 경로당에서 지내는 모습을 소개했다.
경로당 울타리에 노랗게 익어가는 살구가 이 마을의 정취와 잘 어울리며 욕심 없이 순박하게 살고 있는 어르신들과도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선산마을. 마음이 풍요로운 어르신들 삶의 모습에서 세상 욕심으로 가득 찬 우리 마음을 비우게 했다.
박순희 객원기자 bsh784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