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없이 찾아와 몸과 마음의 휴식 찾는 편안한 공간

경로당 탐방 42 / 운송정경로당<염산>

2006-07-05     영광21
운송정경로당(회장 김순옥 사진)은 염산면 소재지로 깊숙이 들어가 주택가에 자리를 잡아 여자 어르신들의 편안한 만남의 장소로 선택돼 그 몫을 다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이곳 경로당은 봉남1리 회관으로 같이 사용하고 있으며 50여명 어르신들이 30여평의 넓고 시원한 곳에서 노년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고 있다.

이곳 회원들 대부분 농사를 짓고 있어 눈코뜰새 없이 바쁘던 모내기와 보리수확을 끝내고 한숨 돌리는 시기를 맞고 있다.

보리를 수확하고 벼를 추수한 상하반기 1년에 두 번 회비를 조성하는 이곳 경로당은 겨울이면 농사짓는 회원들이 추수의 감사 의미로 쌀을 자발적으로 희사해 양식은 부족함 없이 추운겨울을 따뜻한 온정으로 나고 있다.

김순옥 회장은 "우리 경로당은 허물없이 찾아와 편히 쉬어가는 쉼터이며 농사짓는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이다"며 "회원들 모두가 음식솜씨도 좋고 살림도 잘하며 성실히 살고 있어 서로간에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경로당식구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곳 경로당은 음료수 페트병을 이용해 베개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 회원은 "빈 페트병에 물을 담아 베개로 사용하면 여름에는 시원해서 좋고 그리 딱딱하지도 않고 공간도 차지하지 않아서 우리 노인정에는 안성마춤이다"며 "우리 경로당은 물침대는 없지만 물베개는 있다"고 알뜰함이 돋보이는 베개를 소개하며 웃음지었다.

몇일전에는 운송정경로당에서 큰 잔치가 벌어졌다고 한다. 봉남1리 이장이 모내기로 수고한 어르신들에게 돼지 한 마리를 내놓고 어르신들은 홍어와 떡 등 푸짐하게 음식을 장만해 지역어르신 100여명을 초청해 즐겁고 기쁜 나눔의 자리를 마련돼 경로당을 빛내는 잔치가 됐다.

또한 이곳의 어르신들은 경로당 설립후 여행을 한 번도 다녀오지 못했는데 올봄에는 큰 맘 먹고 천안 독립기념관과 시화호 등지를 다니며 오랜만에 나들이를 즐겼다.

구정애 총무는 "경로당 살림을 더 알뜰하게 꾸려 앞으로 1년에 두번 정도는 여행을 다니며 서로 우정도 나누면서 노년을 즐겁게 보내고 싶다"며 "경로당에 대한 회장님의 애정과 관심이 각별하고 회원 서로가 사랑과 우애를 나누고 지내 만남이 항상 반갑고 즐겁다"고 전했다.

경로당 자체에서 회원들의 애 경사도 정성껏 챙기며 격려와 위로 속에 한울타리가 돼 나눔의 기쁨에 감사하고 바쁜 농촌생활속에서도 노년의 여유를 나누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강한 우정이 느껴지는 만남이었다.

박순희 객원기자 bsh784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