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자랑스럽죠"
박덕구 / 염산면
2006-07-12 영광21
여기 삼촌과 조카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가족이 있다. 박덕구(40)씨는 염산에서 논농사 4,000여평과 대파농사를 4,000여평을 지으며 두 조카를 키우며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이다.
박 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던 중 갑작스런 사고로 형님이 돌아가시고 그 충격으로 부모마저 병환이 깊어져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형수는 어느날 한 마디의 말도 없이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그때 조카들의 나이는 4살과 5살 이였다. 박 씨는 서울에서의 모든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내려오는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됐고 그때부터 어린 조카들을 키우기 시작했다.
박 씨는 "처음 시골로 내려와 2년 동안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방황도 많이 했고요.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정신을 차렸습니다"라며 어려웠던 시절을 전하는 박 씨는 "두 아이의 장래가 나에게 달려 있다는 강한 책임감과 잘 키워야겠다는 마음이 나를 잡아주었습니다"라고 지난 시절을 밝혔다.
박 씨는 형수의 말없는 가출로 인한 충격과 상처로 여성에 대한 믿음이 깨져 결혼에 신경을 쓰지 않고 지금도 미혼으로 지내고 있다. 고운 마음 때문인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박 씨는 이젠 모든 미움들이 많이 희석되고 무뎌져 이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열심히 키운 조카들이 지금은 다 성장해 큰 조카는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고 작은조카는 고등학교 2학년으로 광주에서 장학생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다. 큰 조카는 모 방송의 '퀴즈대한민국'이라는 프로에 최연소 참가자라는 기록을 세우며 출연해 삼촌의 공개구혼을 발표하기도 했다.
작은조카 박연성군은 "엄마가 제일 그리울 때는 소풍갈 때와 운동회 등 학교행사 때였습니다. 삼촌은 우리의 은인이며 부모님이나 마찬 가지입니다. 감사의 마음은 말로는 다 표현 못합니다. 그리고 삼촌을 사랑합니다"라고 삼촌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고백했다.
연성군은 연 고대를 목표로 학업에 전진중이며 정치외교학과를 지망해 정치인을 꿈꾸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박 씨는 "반항적인 사춘기를 보내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이 사춘기도 순조롭게 보내고 착하고 반듯하게 커줘서 고맙다"며 "힘닿는데 까지 도와줄 것이며 나에게는 둘도 없는 소중한 아이들이다"고 조카들에 대한 넘치는 사랑을 밝혔다.
농사일과 마을이장, 염산농협 이사장직을 맡아 바쁜 박 씨는 농촌실정을 이해하고 참하고 속이 깊은 규수가 나타나면 결혼하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다.
박순희 객원기자 bsh784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