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같이하며 삶가꾸어준 소중한 터
원예기술의 선구자로 마을 농업발전 이룬 ‘배 재배’정우갑씨
2006-09-21 박은정
군남면 동간리 동편마을에 위치한 정 씨의 농장의 배들은 모셔갈 주인님(?)을 기다리며 완숙된 몸매로 풍성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정 씨는 원래 나주가 고향이다. 과수원을 운영하는 아버지로부터 재배 기술을 배운 정 씨는 나주에서 14년간 배 농사를 짓다 토양 기후 등 지리적인 조건이 맞은 영광으로 옮겨와 20년째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곳 마을은 인심이 후하고 인정이 많아 처음 이사와서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터를 잡았다”며 마을의 따뜻한 정을 밝힌 정 씨는 “과실수가 모두 그렇듯이 식재후 일정기간 기다림이 필요하고 정성과 노력이 많이 투자되는 작목이다”며
“예전에는 영광지역에도 30여 농가가 배를 재배했지만 정상적인 수확까지의 기다림의 인내를 극복하지 못하고 폐원해 현재는 5농가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재배 실정을 전했다.
같은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이관우씨는 “우리 마을에 정 씨가 이사오면서 나주에서 먼저 익히고 배워온 원예기술을 주민들에게 전달해 농사 발전에 많은 도움을 줬다”며 “그뿐만 아니고 손재주도 좋아 경운기 수리센터도 운영했고 마을에서도 고장난 농기계나 보일러 등을 척척 고쳐 줘 마을 사람들이 편리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정 씨를 칭찬했다.
이렇듯 정 씨는 땅을 찾아 아무연고 없는 영광으로와 농업발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맛있는 배의 생산을 위한 외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나주에서 생산된 배를 선호하지만 모든 농가가 그런 것을 아니지만 나주지역은 배나무를 심은지 오래는 80년이 다된 나무까지 있어 육질이 단단하고 수분이 적어 배 맛이 예전만 못하다”며
“품종에 있어서도 신고 품종을 최고로 여기지만 명절에 맞춘 조기출하를 위해 생장조정제 등을 사용해 제맛을 못내고 있어 새롭게 개발된 품종들이 그 맛을 앞지르고 있다”고 배의 올바른 선택을 설명했다.
정 씨는 수확 시기가 조금 늦은 신고배와 9월에 중순부터 출하가 가능한 화산배를 함께 재배하고 있다.
정 씨는 “12년간 재배하면서 도매시장에서 대접을 못받던 화산배가 요즘은 인정을 받아 최고의 가격을 받고 있다”며 “입소문을 타고 재배하는 배 맛이 알려져 서울과 경기도에서 주문이 밀리고 영광지역에서도 명절을 앞두고 찾아오는 손님이 줄을 잇고 있다”고 품종을 고집했던 보람을 밝혔다.
“요즘은 제삿상에 바나나 오렌지 등 수입과일이 오르며 난리가 아니다”며 “그러치 않아도 해마다 배 값이 떨어져 속상한데 많은 사람들이 신토불이 과일을 많이 애용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전하는 정 씨는
전통과일을 재배한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땅을 지키고 건강한 과일을 생산하기 위한 정직한 농심을 성실하게 일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