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과 전통 계승하며 미풍양속 이어가는 마을
경로당탐방53 / 장동경로당<묘량>
2006-09-21 영광21
경로당에는 여러 가지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어 어르신들이 운동으로 노년을 건강하게 보내고 있었으며 이 마을은 주택의 지붕이 모두 기와로 돼 고풍스런 멋을 풍기는 마을이었다.
이곳 경로당은 마을에 행사나 잔치가 있을 경우 매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마을 어르신의 생신 때 장소가 넓은 경로당에서 생신상이 차려져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제사가 있을 경우 이튿날 제사 음식을 함께 나누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 활기를 띠고 있다.
장동 마을은 매년 음력 7월25일이면 모든 일을 손에서 놓고 큰 잔치를 펼치고 있다. 이 풍속은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온 전통인데 이날만큼은 아무리 바빠도 일을 하지 않고 온 마을 사람들이 경로당에 모여 푸짐하게 준비한 음식도 나누며 음악으로 분위기를 돋구며 하루를 즐기는 전통으로 내려오고 있다.
어르신들은 옛부터 내려오는 이런 유래를 배척하지 않고 대대로 계승시켜 아름다운 미풍양속으로 지키고 있다.
이석권 회장은 "우리 마을은 350여년전에 형성됐는데 지금까지 아무 사고없이 무탈하게 잘지내고 있어 흡족하다"며 "산간지대이다 보니 농토는 그리 많지 않아도 살기에 부족함이 없고 불편없이 잘 살고 있으며 인심 또한 넉넉해 의리 상하는 일없이 마음 맞추며 잘 지내고 있다"고 사는 모습들을 전했다.
이 마을 또한 정월 대보름이면 달맞이 행사를 하고 있다. 마을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에 두 개의 지석이 있는데 정월 대보름이면 이 두 개의 지석에 새끼줄을 꼬아 두르고 농악으로 흥을 돋우며 제를 올리고 있다. 어르신들은 나름대로의 솜씨로 박자를 맞춰 농악을 하며 풍류를 즐기고 있지만 어르신들이 고인이 되고 그 수가 줄어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병연 어르신은 "우리 마을은 전주 이씨집성촌이라 모두 친척관계가 돼 서로 우애하고 피를 나눈 형제처럼 다정하게 지내고 있다" 며 "장암산 정기를 받아서 그런지 어르신들이 모두 무병장수하고 마음 또한 소탈해 얼굴 붉히는 일없이 마을이 평온하다"고 밝혔다.
겨울이면 경로당에 모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로 정담을 나누고 바둑과 장기로 여가를 즐기며 때로는 치매예방과 놀이삼아 화투놀이도 하면서 노년을 나누고 있는 어르신들.
마을 어귀에 빨갛게 익어 가는 탐스런 감이 추석이 다가 옴을 예견하고 마을 앞 들녘에는 황금물결이 풍년을 알리고 있다.
박순희 객원기자 bsh784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