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부름이 있을 때까지 봉사하며…”
칭찬릴레이 - 김난희
2003-04-10 영광21
손가락질로 작은 연못 건너편을 가르치면서 남편이 장애인이란 이야기를 곁들인다. 옥실리1구에 활발하게 거동을 못하고 지팡이에 의존하며 아예 노동이란 건 생각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남편을 극진하게 돌보는 김난희(66)씨. 염산면사무소 박성일 총무계장과 함께 마당으로 들어서자마자 마당에 즐비하게 늘어져있는 벌통을 보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마당 한 어귀에서 윙윙거리는 벌들을 조심스럽게 피해 시선이 머무는 곳은 여러 꽃들이 있는 쪽이다. 조용히 마당을 지키고 있는 여러 가지 꽃들은 오늘 아침에 갓 피어난 목련이 집안 가득히 향을 내뿜어 더해주니 한층 더 곱게 뵌다. 생활의 곤란함을 밖에 내놓지 않으려 조개껍질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놨는데 특색 있게 느껴진다.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 자녀들 교육에 마음을 바친 김씨는 자신이 평소 배우지 못함을 늘 안타까워했기에 자녀들은 계획한데로 일궈 놓겠다고 어느날 밤하늘에 흐르는 은하수에게 약속을 했었단다. 어렵게 키운 자녀들이 지금은 잘 자라 성인이 되어 엄마의 깊은 마음을 헤아려 줄줄 안단다.
김난희씨가 막내를 출산하면서 너무나 크나큰 고통을 받았기에 산모들의 아픈 고통과 어려움을 안다. 젖이 나오지 않아 아이를 부둥켜안고 울기도 많이 울어본 김씨는 약 20여 년 전부터 형편이 어려운 산모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는데 미역과 소고기 그리고 산후에 필요한 조리용품을 전달하고 아이가 배곯지 않게 분유도 사다주는 인정을 20여년 동안이나 베풀어왔다.
자녀를 다 출가시키고 난 뒤에는 소년소녀가장과 홀로 사는 고령의 노인들을 찾아 우리 고유의 명절날 제사를 지낼 수 있는 제수용품을 사서 전달하고 그들을 위로한다. 그렇게 쓸 비용은 틈틈이 산나물을 캐고 조금씩 텃밭에 가꾸는 야채들을 시장에 나가 팔아서 마련한다.
남편 임재옥씨는 2급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처음 시작당시는 몇 번 투덜대기도 했지만 지금은 너무나 많은 협조를 한단다. 글을 모르는 김난희씨 대신 불우한 사람들에게 전화하는 일은 남편인 임재옥씨가 늘 당번이다.
몇 날이나 더 살지, 생의 종점이 어딘지 모르는 우리들이다. 김난희씨는 “이웃을 위해 봉사하다 쓰러지면 너무나 행복하겠소. 그때는 하나님이 나를 부를 것이요.”훗날 할머니가 묻힐 3평 보금자리에는 네잎 클로버가 돋아날 것이다. 할머니의 사랑이 행운을 전해주려고.
박 청 기자 pc21@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