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말고 최선 다하는 아름다운 모습 기대합니다

수능시험을 앞둔 제자들에게

2006-11-09     영광21
삶이란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달리는 마라톤과 같아 보입니다. 언덕길을 오를 때는 숨이 차고 힘이 들고,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는 가속도가 붙듯이 쉬어갈 때도 있지만 전속력으로 달려야 하는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고3이라는 기간은 전속력으로 오르막길을 달리는 시기가 아닐까요?

그 길을 달릴 때 어떤 마음으로 달리는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가기 싫은 길이라고 자꾸 뒤돌아보며 가는 길은 신이 날 수 없습니다. 언덕길 너머에 있을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보다는 걱정과 두려움이 앞선다면 빨리 갈 수 없을 겁니다. 얼른 지나가라고 앞도 보지 않고 무조건 달린다면 잘못된 길로 들어설 수도 있겠지요.

나는 3학년 학생들이 좀더 주체적으로 당당하게 이 시간의 주인공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자신을 긍정하며 눈빛을 빛내며 말이지요. 어느 철학자가 말처럼 '인간은 영원히 같은 강물에 발을 담글 수 없다'말을 가슴에 새기며 이 시간을 소중한 생명처럼 여기고 아끼면서 말이에요.

현재의 당당한 주인공 되길
어느새 고3 생활 1년이 끝나가고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군요. 이제 며칠 후면 이른 새벽에 떠지지도 않는 눈을 억지로 뜰 필요도 없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신나게 놀 수도 있는, 선생님의 잔소리도 먼 나라 이야기가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고3이라는 언덕길을 숨차게 달려온 여러분을 보고 있노라면 한편으론 고맙고 또 한편 부끄럽고 미안하여 숨고 싶은 때가 많습니다. 수업시간에는 졸리게 하고, 입만 떼면 했던 고리타분한 잔소리들 때문에….

그렇지만 한 가지 약속해주길 바랍니다. 꿈꾸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고 백발이 되어도 꿈꾸는 사람이기를 포기하지 마세요! "꿈을 갖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꿈을 위해 일해야 한다"도 말이 있지요.

목표를 작게 세우면 열정을 갖기 힘듭니다. 목표를 크게 가지십시오. 인생이라는 등산길이 힘든 것은 길이 험해서가 아니라 진정한 목표가 없기 때문에 방황하는 것 아닐까요.

목표를 크게 갖는 제자되길
선생님도 자주 꿈을 꾼답니다. 때론 힙합도 추고, 박사도 되고, 교장 선생님도 되고, 세계여행도 하고. 그런데 정작 하고 싶은 것은 비오는 날 오솔길을 여러분과 함께 걷고 싶어요. 졸업하고 찾아오는 당당하고 씩씩한 모습보고 싶고, 말썽꾸러기 고민덩어리가 서로 친구가 되는 그 날을 보고 싶어요.

인생의 황금기이면서, 각자의 성장통과 진로에 대한 고민들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이 아름다운 전쟁을 계속하게 하는 힘이 되는 여러분! 세상은 노력한 만큼 되돌려 주지 않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싶은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자에겐 기회조차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시간과 노력에 대한 대가가 불공평하다고 느끼겠지만 세상은 결국 노력하는 자의 편에 서리라 확신합니다.

다양한 경험과 시도에서 대기만성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한두번의 고난과 좌절도 겪겠지만 무엇인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여러분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실패없는 성공은 없는 법! 수많은 번민과 생각, 다양한 경험과 시도들 속에 미래의 큰 그릇이 만들어지는 법이잖아요.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젊은이가 아닙니다.

노력하지 않고 손쉽게 무언가를 얻으려는 것은 그만큼 자기 인생의 값어치를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말 잘 듣는 제자들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눈을 크게 뜨고 자기 길을 스스로 찾아다니는 멋쟁이 제자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여태까지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겠지만 조금만 참고 견뎠으면 좋겠어요. 난 해도 안 되니까 수능시험 봐야 그게 그거다라는 패배의식을 버리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제자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난 믿어요. 비록 공부를 잘하진 못했어도 최선을 다하리라는 것을.

애들아. 사랑한다. 힘 내거라!! *^.~*

김지화<영광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