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진상규명 일본 협조 필요
"많이 아는 것 같지만 더 많이 알아야 할 한일관계 위해 공동 노력" 촉구
2006-11-16 영광21
이처럼 정부간 관계가 악화됐어도 한일관계의 근본이 손상되지는 않았습니다. 민간의 경제 사회 문화적 교류가 한일관계를 지탱해주었습니다. 2005년 한해 동안 418만명의 한일 국민이 상대국을 방문했습니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이 244만명,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이 174만명이었습니다. 올해도 한국인의 일본방문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일본정부의 한국인에 대한 단기사증 항구적 면제조치의 영향이 큽니다. 일본 정부의 결단에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유족 남양군도 첫 추도방문
그러나 인구비례로 보면 상대국을 방문하는 양국 국민의 숫자는 불균형합니다. 특히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지만,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북한의 안보위협과 한일정부간 관계의 악화, 환율의 변화에 영향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이 꾸준히 늘어나도록 한일 양국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 동안 일제시대 강제동원 피해 한국인에 대한 한국 내부의 작업(위로금 지급을 위한 입법과 진상규명 등)이 꽤 진전됐습니다. 피해 한국인의 유골 수습과 봉환, 그리고 피해 한국인 유족들의 현지추도에 관한 한일정부간 협력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 결과 11월중에는 한국인 유족 60명이 처음으로 남양군도에 추도하러 갑니다.
재작년 한일의원연맹 동경총회에서 제가 이 문제를 거론해 총회 공동성명에 반영한 지 2년만입니다. 늦었지만 뜻깊은 일입니다. 일본측의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유골봉환에 일본기업 협조필요
다만 강제동원 한국인의 유골수습과 봉환에는 일본 기업들의 협조가 없어서는 안 됩니다. 진상규명과 위로금 지급을 위한 한국 내부의 작업을 진척시키기 위해서는 일본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공탁금명부와 연금명부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에 대한 일본측의 협력을 다시 한번 요청합니다.
한국인 유족들의 현지추도 규모를 늘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훨씬 더 많은 예산을 책정해야 합니다. 한국정부의 예산증액을 촉구합니다. 한국 국회가 도울 일이라면 돕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일제시대의 강제동원에 관한 사료관과 피해자들을 위한 추도공간 조성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들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한일의원연맹도 최대한 지원해야 합니다. 일제시대 피해자들께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빨리, 그리고 충분히 완수해야 합니다.
역사문제는 아직도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2002년 발족한 양국의 제1기 역사 공동연구위원회는 2005년 5월에 19개 주제, 2천여쪽에 이르는 55편의 논문 등 방대한 공동연구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2005년 6월에는 양국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그것을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양측 연구위원들께서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역사공동연구위 제2기 출범해야
2005년 6월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의 제2기 역사 공동연구위원회를 조속히 출범시키기로 합의했습니다. 그에 따라 한국측은 2005년 12월 제2기 연구위원을 위촉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측의 연구위원 위촉이 늦어져 제2기 역사 공동연구위원회의 출범이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2기 연구위원회가 2006년 안에 출범해야 합니다. 일본측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내년은 조선통신사 400주년에 해당합니다. 400년전 한일 양국이 침략과 피침략의 불행한 시기를 딛고 선린 교류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게 했던, 양국간의 가장 자랑스러운 문화교류의 선례가 조선통신사입니다.
한일 양국정부는 내년 조선통신사 400주년을 기해 조선통신사 옛길 탐방 프로그램 등 몇가지 의미있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내년 조선통신사 400주년 기념사업들이 한일 문화교류를 더욱 깊게, 더욱 넓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한일 양국 의원연맹도 최대한의 측면지원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 사회문화위원회는 '양국 의원간의 역사현장 탐방 및 양국 국민간의 문화 관광 교류 확대방안에 대하여'를 의제로 잡았습니다. 양국 국민간의 문화 관광 교류의 확대에 관해서는 제가 인사말을 통해 몇 가지 평가와 제안을 드렸습니다. 양국 의원님들께서 더 많은 지혜를 내주시기 바랍니다.
일본측 한국 역사탐방 당부
올해 저희 한국측 의원들은 한일관계사에 깊게 관련된 쓰시마와 규슈북부의 몇곳을 둘러보았습니다. 비록 3박4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희 탐방단은 매우 충실한 역사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도 저희들은 좀더 긴 기간을 들여 일본의 몇곳을 돌아볼 계획입니다. 일본측 의원님 여러분께서도 한국에 역사탐방을 와주시기 바랍니다.
많이 아는 것 같지만, 더 알아야 할 것도 산처럼 많은 것이 한일관계입니다. 양국 국민이 상대를, 그리고 가능하다면 양국 관계사를 더 많이 아는 기회를 갖도록 양국 의원연맹이 도웁시다. 양국 의원연맹부터 상대와 양국 관계사를 더 많이 알도록 분발합시다.
무엇보다도 양국정부간 관계가 양국 국민간의 교류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양국 정부에 촉구합시다. 양국 의원연맹이 좀 더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한일의원연맹 사회문화분과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지난 7월27~30일 소속 의원들과 함께 한일 관계사의 족적을 찾아 역사탐방에 나선 이낙연 의원. 대마도 최익현 순국기념비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