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기본은 진실로 자신을 바르게 하는 것
2006-12-14 영광21
아주 손쉽고 단순하게 분류하자면 나라의 살림을 이끄는 국정의 양쪽 수레바퀴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여권과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하는 야권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양쪽 모두 국민들에게 희망을 던져주기보다는 실망만 안겨주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를 발전시켜 국민들을 편안케 하라고 기껏 뽑아놓았더니 대통령은 임기까지 거론하면서 국민들을 맥 빠지게 하고,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은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나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청와대와 여당을 상대로 이전투구를 하기에 여념이 없다.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한나라당의 횡포 때문에 대통령 고유의 인사권마저 제대로 행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니 인간적으로 노무현 대통령도 힘들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최고권력자는 여전히 대통령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해보지 않아서 모르긴 해도 대통령이란 자리가 많이 힘들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 자리가 죽으라고 일해도 빚만 늘어나는 농민들보다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평생을 모아도 집 한채 장만하지 못하는 서민들의 삶보다 힘들지도 않을 것이다. 또 뼈빠지게 일을 해도 기본적인 생계마저 꾸려가기도 벅찬 비정규직 노동자들보다 힘들지도 않을 것이다.
대통령을 뽑아준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걸핏하면 내뱉는 투정이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요즘 이러저러한 문제 때문에 정말 힘이 듭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어렵더라도 이러저러한 점을 도와주시면 제가 열심히 노력하여 해결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어려운 점을 호소하고 국민들에게 협조를 구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연한 자세라고 본다.
물론 말처럼 간단하고 쉬운 일은 아니지만 국정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사람이라면 국민이 이해하고, 협조할 때까지 노력하는 자세는 당연히 갖춰야 할 기본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내분으로 갈 길을 잃고 안개 속을 헤매는 열린우리당은 말할 것도 없지만 지지율이 날로 높아가는 거대야당인 한나라당도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조금도 나을 것이 없다.
더구나 산더미처럼 쌓인 민생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위해 열린 임시국회 첫날부터 사학법 재개정을 족쇄 삼아 국회를 파행으로 이끈 죄는 엄중히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비록 정당의 궁극적 목표가 정권창출에 있다고 하더라도 정권창출은 국가의 번영과 국민의 안위를 위한 수단이어야지 절대적인 가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권만 잡으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으로 어떻게 올바른 국정을 이끌 것인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은 국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푸념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왜 국민들이 정치권에 등을 돌리고, 정치에 냉소를 보내는지 깊이 헤아려 보기 바란다.
"위정자가 진실로 자신을 바르게 한다면 정치를 하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으며, 자신을 바르게 할 수 없다면 어떻게 남을 바르게 할 수 있겠는가?"라고 한 공자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면서 불쌍한 국민들을 생각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