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처럼 가정과 사회 모두 기쁨으로 살찌우길…”

오정심 / 백수읍 천정리

2006-12-29     박은정
영광기독신하병원 노인병동. 한쪽에서는 이·미용 봉사자들로부터 머리를 손질하려는 어르신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어르신들의 물리치료를 돕기 위해 간병인들이 대기 중이다.

1년전부터 이곳에서 간병인 생활을 하고 있는 오정심(47)씨는 백수읍 천정리 평지마을에 살고 있다.

12년마다 돌아오는 돼지띠건만 이번 돼지띠는 유난히 떠들썩하다. 60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띠'라는 속설 때문이다. 오 씨 또한 돼지띠로써 남다른 의미로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백수읍에 거주하는 돼지띠, 47세된 주부들의 모임인 ‘우정회’ 회장을 지난해부터 맡아 책임을 다하고 있다.

태어나서 세번째 맞이하는 자신의 띠의 해를 좀 더 알차게 보내기 위한 각오가 대단한 그는 백수농협농가주부모임 회원으로도 활동하며 지역을 위한 봉사에도 열심히 동참하고 있다.

오 씨는 “지역 돼지띠 아줌마들의 모임인 우리 우정회는 모임의 이름처럼 우의가 돈독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며 “98년도부터 모임을 시작해 지난해는 제주도로 3박4일 여행을 다녀오는 등 해가 거듭될수록 즐거움이 넘쳐나 기쁨이 가득한 단체가 되고 있다”고 회원들의 결속을 자랑했다.

오 씨가 속해있는 우정회는 14명의 동갑내기들이 백수농협 농가주부모임, 청청패농악대에서 함께 활동하며 지역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80세 된 시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슬하에 5녀를 두고 있는 오 씨는 부지런하고 성실해 개인의 농사를 지어가면서도 지역의 크고 작은 활동에 참가하며 모범을 보이고 있다.

읍사무소 청소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는 우연히 간병인교육을 받게 되고 자격증을 취득해 현재의 간병인 생활을 시작했다.

“저는 노인들과 생활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제가 시어머니를 모시며 살고 있기도 하지만 어르신들 모두가 제 부모님 같아 안쓰럽고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거든요”라며 어르신을 부축하는 오 씨는 “쌍춘년에 이은 황금돼지해가 모든 이들에게 행운과 복을 많이 가져다주었으면 하네요”라고 가슴속에서 우러나는 진실한 소망을 전했다.

쌍춘년에 결혼해 올해 황금돼지띠 아이를 낳으면 '재물운'이 그만이라는 소문이 돌자 산부인과가 임산부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 요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는 없지만 상술로 왜곡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돼지해를 맞아 우리 띠 동갑들은 특별한 사건을 만들기 위해 작전 중이다”며 그의 손길이 필요한 몸과 마음이 외로운 어르신들을 향해 다가가는 오 씨는 복을 상징하는 돼지처럼 새해를 건강하게 준비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