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재능 아이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정규용 낙월면

2007-01-04     박은정
영광지역에서 유일한 도서지역인 낙월도. 이곳도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새해의 찬란함이 섬 전체를 비추며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영광에서 1시간여 뱃길을 달려 도착한 이곳은 지금은 사라진지 오래된 멍텅구리 배와 아직 생산을 잇고 있는 새우젓이 유명한 섬이다.

이 섬에 잔잔한 감동을 물결치게 한 주인공이 있다. 지난해 8월부터 목포해경 법성파출소 낙월출장소에서 전경으로 군복무중인 정규용(23)씨. 지난해 12월15일부터 파출소에서 미술공부방을 운영하며 기초적인 연필 쥐는 법부터 서양미술 부분까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해 학생들을 매일 2시간씩 지도하고 있기 때문.

아직 청년의 앳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정 씨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미술학도다.
학생들이 겨울방학중이지만 모두들 모여 미술공부에 여념이 없는 이곳 미술공부방은 실질적으로 충분한 문화적이나 교육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속에 뱃길을 비추는 등대처럼 아이들의 환한 꿈과 미래를 곱게 색칠해 주고 있다.

낙월출장소 김길로 소장은 “낙월초등학교 박웅선 교장 선생님의 호의적인 지원 아래 미술공부방을 열었지만 초기에는 아이들에게 미술을 교육하는데 있어서 어색한 부분이 많았다”며 “그러나 오빠 또는 삼촌 같은 정규용 수경의 자상함과 직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아이들과 해경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열정적인 학습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과정을 밝혔다.

낙월초등학교 5학년 장인영 학생은 “평소 화가가 되고 싶었는데 전경선생님이 친오빠같이 가르쳐주셔서 그림 그리는 시간이 더욱더 재밌어졌다”며 “전경 아저씨가 제대하지 말고 저희랑 오랫동안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서울이 집인 정 수경은 2월 제대를 앞두고 있다.

미술을 지도하고 있는 정 수경은 “소장님을 비롯한 직원들의 배려로 제가 가지고 있는 특기를 살려 교육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미술지도를 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낙월출장소에서는 직원과 전경들의 전공분야를 조사해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될만한 공부방 운영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요즘은 사교육비 부담으로 많은 학부모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이곳은 어쩌면 그런 고민마저 부러울 정도로 외부와 단절돼 있다. 이런 상황속에 미력하나마 보탬을 주기 위해 힘을 모으는 정 수경과 직원들의 일념은 고맙기가 그지없다.

안전한 바다수호와 어민들의 편의와 안녕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며 친절서비스 향상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우리 해경들의 노력이 새해 새아침을 환하게 열어주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