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 찾고 머무는 새로운 소득기반 창출"

앞서가는 수산인 36 - 월봉어촌계 / 최종천씨 <어촌계장>

2007-01-26     영광21
겨울 항·포구는 고즈넉함을 넘어 삭막하다. 쉼없이 항과 바다를 넘나들던 고깃배들의 발이 묵이고 이네 곧 사람들의 발길마저 끊어 놓는다. 하지만 염산 설도항의 겨울은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고깃배들과 큰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젓갈상회들과 수산물 먹거리장터 등이 사람 발길을 잡아끈다. 그런 겨울 분주함속에 만난 월봉어촌계장 최종천(54)씨. 그 역시 어촌계일과 개인사업, 교회 목회일로 바쁜 나날이다.

"월봉 어촌계는 월평 합산 양일 동촌 설도로 이뤄져 있죠." 염산 설도항을 본항으로 두고 있는 월봉어촌계는 염산 야월리와 옥실리 사이 바닷길을 길게 점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염산에는 '월봉'이란 지명을 찾을 수 없다. 바로 180여명의 어촌계원들을 아우르기 위해 '월평'과 '봉남리'에 한글자씩 따서 태어난 이름이란다.

겨울철 월봉어촌계의 분주함은 따로 있었다. 이젠 단지 기억 저편 옛 추억이 돼 버렸지만. "예전 같으면 한참 김을 채취, 가공할 때죠." 썰물 갯벌등위로 드러난 김발은 햇볕을 머금고 이내 들물이 가져나른 바다속 각종 미네랄과 영양염류를 취한 염산김의 맛과 질은 최상급이다. 하지만 "차가운 수온에 잘 자라는 김은 원전 온배수의 영향 등으로 더 이상 김양식을 할 수 없게 됐죠"라며 빚에 쪼들리는 어민들을 위해서라도 원전온배수 피해보상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김양식과 칠산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어업환경이 근본부터 흔들려 새로운 발전계획을 수립·진행중에 있습니다." 잡고 기르던 소득기반의 어려움은 이제 월봉어촌계가 가진 자원들을 활용한 외지관광객 유치로 새로운 소득창출의 근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남에서 젓갈하면 설도입니다. 이미 확보된 예산으로 항을 더 넓히고 젓갈타운을 계획하고 있죠."

여기에 더해 한국교회와 세계기독교 역사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6·25때 염산교회 77분의 순교자를 기념하는 '순교체험학습관' 건립에 예산이 책정돼 진행될 예정이란다. "지금도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이런 소중한 자산을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성지화하고자 합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설도항과 맞닿아 있는 '안강'을 지역민과 외지인들의 종합쉼터로 개발할거란다.

이런 모든 과정을 맨 앞에서 그려가는 그는 30년지기 젓갈가공판매일을 하고 있다. "아버님께서 하시던 일을 이어왔고 이젠 아들녀석과 이 일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노력은 헛되지 않아 군청의 협조아래 미국과 일본에 있는 동포들에게도 염산젓갈 맛을 선보이게 됐단다.

정직과 신뢰속에 7년째 어촌계를 맡아오고 있는 그는 "2007년 월봉어촌계가 새롭게 도약하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