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파시 칠산바다, 옛 영화 부활을 꿈꾸는 안마도”

앞서가는수산인 37 / 안마어촌계 소용호씨 <어촌계장>

2007-02-01     영광21
2시간30분, 육지와 안마도의 간극을 시간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루 단 한번 있는 여객선, 거기에 더해 겨울파도는 그 뱃길마저 묵어놓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하니 여간 짓궂은게 아니다.

홍농 계마항에서 출발한 여객선은 송이도에 당도한다. 반갑게 맞이한 갈매기 뒤끝 멀리 한눈에 와 닿는 섬, 산봉우리에 해군군사시설 철탑이 ‘안마도’라는 표지석 마냥 세워져 있다.

항안으로 들어서자 산으로 둥그렇게 둘러싸인 섬모양이 거친 겨울바다 여독을 거두어갈 만큼 편안함을 안겨준다.

“섬 모양이 말안장과 같다고 하여 안마도라고 부르죠”라는 안마어촌계장 소용호(51)씨, 그에게 안마도는 나서 자라고 또 지금까지의 삶의터전이 돼 버린 인생극장이다.

“노령산맥 끄트머리가 바닷물에 잠겨 만들어 졌습니다. 안마도 주변으로 여러 섬들이 함께하고 있어 안마군도라고도 불리우죠” 안마도를 중심에 두고 오른쪽에는 오도, 횡도 그리고 왼쪽으로는 석만도가 한가족처럼 옹기종기 모여있는 형상이다.

53명의 계원으로 이뤄진 안마어촌계는 철따라 칠산바다가 전해주는 고기잡이와 전복양식 등을 업으로 삼고 있다.

“안마도 주변해역은 영광굴비로 유명한 칠산바다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잡히지 않는 조기, 여러 생활환경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주민들이 육지로 떠나갔죠” ‘

사흘칠산’이라 했던가. 조기가 칠산바다에 머무는 시기 중 물때를 잘 맞춰야 두 사리에 일주일정도 그물질을 할 수 있었다.

어쩌다 바람이나 불라치면 이마저 힘들었다. 그래서 사흘 벌어 일년먹고산다 했다. 하지만 원전온배수영향, 남획 등으로 조기파시가 멈추자 계원들도 하나씩 육지로 떠나갔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대하, 꽃게, 돌게잡이와 전복양식 등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단다.
“어쩌면 안마도 어민들은 원전온배수의 가장 큰 피해자이지만 단 한번도 정당한 피해보상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온배수로 원전인근바다 고기가 없어지고 이는 안마도 근해로 어장이 집중돼 섬어민들의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단다. 또한 여러근거로 안마도 해역도 직접적인 온배수 피해범위에 해당된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안마도는 청정해역으로 예로부터 전복과 그 먹이인 미역 다시마 등이 자생했죠” 전복은 뻘과 상극이다.

그래서 서해안에서 전복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안마도 어민들은 오히려 뻘을 활용한 역발상으로 더 질좋고 맛있는 전복을 만들어낸단다. 그 길을 개척해 가고있는 사람이 소용호어촌계장이다.

한겨울 복판 교통, 금융, 정보, 의료, 교육, 문화 등 생활환경의 사각지대에도 순박하고 환한 미소를 잃지않는 안마도 사람들, 깊은 사람내음을 느끼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