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갯벌, 백수의 황금자원입니다."

앞서가는 어업인 38 - 백수어촌계 / 김성호씨<어촌계장>

2007-02-15     영광21
백수해안도로, 그 길의 처음과 끝 그리고 그 끝에서부터 천일염생산지인 백수 하사리까지 이어지는 광활한 갯벌밭, 이 모두가 백수어촌계가 점하고 있는 곳들이다.

영광지역 13개 어촌계 중 가장 길고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고기잡이배들의 안식처인 항포구 하나 없다. "백수지역 해안가는 광활한 갯벌지대라는 특성상 항·포구를 만들기가 힘들고 어선어업 토대 자체가 어렵습니다." 백수어촌계 김성호(40) 신임계장의 설명을 듣고서야 갸웃거리던 머리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광활한 갯벌은 백수만이 갖는 또 하나의 축복일수 있다. "대대로 선조때부터 지금까지 백수갯벌은 우리 어업인들의 소중한 먹거리와 소득원을 제공했었죠." 백합, 바지락, 장뚱어, 칠게 등 갯벌 서식종들 채취 그리고 갯벌에 길게 수 놓여진 덤장 그물엔 칠산바다 밀물과 썰물이 가져다주는 각종 싱싱한 수산물이 걸려든다.

여기에 더해 갯벌에 소나무 말목을 박고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김양식, 갯벌을 저수지모양으로 구획지어 어류양식을 하는 축제식 양식장은 다른 곳에서 접하기 힘든 광경들이다. 넓게 보면 갯벌지대에서 생산하는 천일염 또한 소중한 수산자원이다.

이처럼 백수어촌계는 고기잡이 배하나 제대로 구경하기 힘들지만 소중한 갯벌수산자원들은 209명의 어촌계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백수어촌계는 아프다. "원전 온배수피해에 따른 소멸성보상으로 많은 계원들이 어업권을 상실해 버렸습니다.

" 보통 물속 고기에게 1 C는 공기중 사람의 10 C 변화와 맞먹는다고 한다. 여러 요인과 함께 원전 온배수가 가져다준 수온상승은 김양식, 패류양식 및 서식에 어려움으로 됐고 이에 대한 금전적 보상은 기존의 어업권 상실을 전제로 이뤄지게 됐다. 결국 '무늬만 어업인'인 경우가 많아져 어촌계에 커다란 어려움으로 되고 있다.

상황이 어렵지만 지난해 12월12일부터 또다시 백수어촌계의 제도약을 꿈꾸게 한 날이다. 김성호씨가 새 어촌계장이 당선됐기 때문이다.

"분명 백수어촌계는 지금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하지만 어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간다면 곧 좋은 결과들이 뒤따를 것입니다.

" 그는 이미 백수청년회장직을 2년째 맡고 있다. 또한 15년째 한우물만 파온 민물장어양식은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라섰다. 이러한 젊은 역동성과 꾸준한 진정성은 백수어촌계의 대안으로 그를 선택하게 한 것이다.

"백수갯벌처럼 넓게 광활하면서 모래성분이 많은 곳이 없습니다. 이는 백수해안도로와 함께 또 하나의 볼거리, 체험, 먹거리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커다란 관광자원이 될 수 있죠." 백수해안도로에서부터 염산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갯벌, 우린 언젠가 그 위를 자동차로 시원하게 달릴 날을 맞이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