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의 행복이 희망이고 삶의 보람입니다”

여성 / 강삼순<근로유지형자활사업자>

2007-02-22     영광21
고유의 명절인 설날도 지나고 꽁꽁 얼었던 대동강 물도 녹인다는 절기인 우수도 지나 이젠 봄기운이 완연하다. 따스한 햇볕이 드리우는 염산면사무소 뒤뜰, 그곳에서 만난 강삼순(59)씨의 미소가 밝다.

근로유지형자활사업자인 그는 면사무소 청소를 비롯해 재활용품수거, 도로변 환경정리, 5일 시장내 화장실 청소 등을 하며 정부에서 지급되는 보조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조건부 수급자다.

근로유지형자활사업자란 국민지초생활수급자중 자활의지는 있으나 근로능력이 다소 미흡한 비숙련된 계층을 대상으로 근로능력의 향상과 부가적인 소득창출 및 쾌적한 지역사회 조성을 위해 실시하는 사업이다.

23세에 가난한 농부와 결혼해 2남2녀의 자녀를 둔 강 씨는 12년전 남편과 사별했고 91세 된 시어머니를 돌보며 지내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노환에다 위장병까지 앓고 있는 시어머니의 병수발을 하면서도 힘든 내색없이 시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봉양하고 자활사업 참여에도 솔선수범해 주위에 모범이 되고 있는 그는 지난 2004년 영광군수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염산면사무소에는 강 씨와 같은 근로유지형 자활사업자가 4명 있다. 그들 중에서도 유난히 성실함을 보이는 그는 동료를 도와 맡은 책임을 다해 칭송이 자자하다.

“남편이 술로 세상을 떠난 후 가진 것이 없던 저는 남의 농사일도 나가고 어부들의 낡은 그물을 꿰매는 등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밤낮으로 일을 할 수 밖에 없었지요”라며 힘겨웠던 지난 삶에 대한 긴 한숨을 내쉬는 그는 “어렵고 힘든 것은 말로 다할 수가 없지만 닥친 삶을 어찌하겠습니까. 참고 이겨 내야죠”라며 “제가 힘든 것은 참고 견딜만합니다.

자식들이라도 잘 살길 바랄뿐이죠”라고 간절한 소망을 전하는 그는 한없이 헌신하고 희생하는 우리내 어머니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큰아들이 집을 떠나 소식을 끓고 살고 있어 걱정이 많다. 두 딸은 결혼해 가정을 꾸렸고 막내아들은 아직 미혼이다.

염산면사무소 조성주 사회복지사는 “강 씨는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주변을 살피는 마음이 따뜻하고 일함에 있어서도 결석 한번 하지 않고 열심히 참여해 동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며 “특히 홀로지내면서도 시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깊고 봉사정신이 높은 마음착한 이다”고 그를 소개했다.

가난한 시대 2남5녀 중 세쩨딸로 태어난 그는 배움의 길을 걷지 못해 글조차 읽을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이기적인 현대인들의 오만함과는 다른 겸손함이 있었고 배려가 넘치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