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식 지원사업계획,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여론

최종보고서 납품앞두고 비판여론·용역팀 보고서 제출 1개월 기간연장 신청

2007-03-15     영광21
원전지원사업 장기종합개발계획 용역보고서 논란

발전소주변지역지원에 관한 법률(발지법)에 따른 자금 사용처에 대한 용역보고서 결과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방향과 내용에 대한 우려가 비등해지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에 따른 장기종합개발계획> 용역보고서는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향후 10년간 이번 용역결과를 토대로 매년 투자가능한 재원 약 305억원씩 원전주변지역 내외에 집행할 예정이어서 보다 심도있는 계획수립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영광군은 발지법 제9조 제2항에 의거, 전주대산학협력단과 7,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2006년 9월부터 6개월 동안 용역결과를 납품하는 것을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 당초 오는 18일 용역결과를 납품할 예정으로 용역조사 및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보고서를 작성해 최종 검토 수정작업을 진행중이다.

전주대산학협력단 박영춘 교수팀은 최종보고서에 앞서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 6개월여간 지역주민과 단체, 공무원으로부터 제안사업과 당면사업 등 총 635건의 지역현안사업을 검토해 농업 11건, 관광 16건, 지역경제활성화 4건, 주민복지 15건, 기반시설 11건, 수산업 6건, 주거 및 환경 2건 등 총 65건의 개발사업내역을 수립, 향후 3개년을 기준으로 우선 및 장기추진사업으로 분류해 제출했다.

이와 관련 영광군의회 홍경희 의원은 "향후 10년간의 영광의 미래방향 설정의 담론과 틀이 제시돼 있지 않다"며 "특히 이 예산은 군민들에겐 혈세 이상의 의미가 있는 만큼 영광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맞게 사업이 배치돼야 하며 농·어업 발전과 인적자원 성장을 위해 우선 쓰여져야 한다"고 말해 제출된 용역보고서에 우려를 표명했다.

또 민주노동당영광군분회 강상호씨는 "영광과 비슷한 처지인 울진은 친환경생태도시에 비전을 두고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거금을 들여 전국 최초로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 등을 실시할 예정인 반면 우리 영광은 각종 읍·면 요구사업과 군 개발사업을 단순백화점식으로 나열한 느낌을 받는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구체적인 사업내용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영광읍의 신모씨는 "복지사업으로 제출된 내용들이 저출산, 육아, 보육, 교육, 고령화, 장애인, 여성, 저소득 및 차상위계층 등에 대한 소프트웨어적인 지원내용이 아니라 대부분이 회관이나 체육관 건립 등의 하드웨어적인 건설사업"이라며 "많은 사업내용이 군의 노력여하에 따라 정부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시간이 들더라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개발사업의 특성상 한번 재원이 투여되면 큰 변경없이 사업이 끝날 때까지 예산이 계속 집행돼야 하는 여건상 사업내용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결정과정이 필요하다는 일반론의 연장선에서 귀기울일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박영춘 교수는 "이번 계획의 위상은 영광군장기종합개발계획에 따른 각종 사업의 보조적 지원 역할이며 법령에 따라 소득증대, 공공시설, 주민복지, 기업유치, 사회복지 등에 맞추다보니 제한적이었다"며 "현재 좀더 깊이있는 연구와 보완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장기개발계획 수립에 대한 산업자원부 장관과 협의 과정이 있으며 3년마다 이에 대한 수정 또는 변경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영광지역과 상황이 비슷한 울진군의 사례는 시사하는 부분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울진군 관계자에 따르면 "인구유출·입에 영향이 큰 교육분야에 우선 투자를 하고 있으며 집중과 선택이라는 방향속에 심사숙고해 사업방향의 큰 줄기를 차차 마련하고자 한다" 며 "당해년도 회기에 예산집행이 원칙이나 사업의 내용에 따라 이월도 가능해 재원마련 여부도 고려중"이라고 밝혀 영광군과 대조를 이뤘다.

한편 용역을 담당한 전주대산학협력단이 14일 영광군에 당초 납품계약을 체결한 일정보다 1개월 기간연장을 신청했다. 이는 최종보고서 내용에 대한 비판여론에 따른 보완과 함께 보다 심도있는 결과물 제출에 대한 자체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주변지역지원사업에 따른 장기종합개발계획 확정은 향후 주민설명회와 이후 최종보고회만을 남겨두고 있어 용역팀이 이에 앞서 1개월 동안 어떤 형태의 개선된 결과물을 선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