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현안 발생해도 책임회피 급급해 파문 부채질
군수 궐위상황 장기화 이완현상 뚜렷·책임지는 업무추진 자세 시급
2007-03-29 김세환
강종만 군수의 구속으로 단체장 공백이 40일 넘게 장기화되면서 일상적 업무를 제외한 중요시책 추진이 더디거나 군정 곳곳에서 이완현상을 보여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군정공백은 강 군수 구속과 함께 일견 예상되기도 했지만 실제 업무처리과정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실과소장은 물론 권한대행을 수행하는 최승식 부군수의 보다 책임성있는 군정수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선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강 군수의 궐위로 인한 대표적인 군정 이완현상은 공직자들의 관내이주문제에서부터 최근 대미수출시장에서 빚어지고 있는 굴비업체 특혜의혹건의 사후 대책마련 과정에서 표출되고 있다.
영광군청 모 인사에 따르면 "강 군수가 의욕적으로 시행한 관외거주 공무원의 관내이주 추진시책이 불가피했던 소수 몇사람을 제외하면 대다수 공무원을 영광으로 주소지를 옮겨오게 해 근무하는 풍토를 조성했었다"며 "하지만 강 군수 구속후 손에 꼽을 정도의 몇몇 사람을 제외하면 시늉만 낼뿐 과거와 같은 광주 출퇴근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군정의 현주소를 엿보게 하는 대목은 '영광굴비 대미수출업체 특혜의혹' 제기와 관련한 사후 대책수립 과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의혹은 현재 영광군이 미국 특허청에 출원중인 상표가 미국에서 특정업체에 의해 무단 사용되고 있는 것이 확인돼 지적재산권을 침해받고 있지만 당사자인 영광군은 경쟁업체간 분쟁으로 평가절하하는 등 두손을 놓고 있어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영광군과 L사 등에 따르면 미국 동부지역에서 영광굴비를 판매하는 S식품이 지난 2월부터 미주 한인신문과 케이블방송 등에 영광굴비 광고를 하고 있다.
그런데 S식품의 광고문안에는 영광군이 미국 특허청에 출원중인 '영광법성굴비' 상표와 강종만 영광군수 사진, 강 군수 사인과 군수 직인 등을 넣었고, 실제 이 같은 굴비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사 관계자는 "S식품이 영광군 심벌 특히 강 군수의 사진과 사인이 들어가 있는 상품만이 진짜 영광굴비라는 식의 광고를 해 우리 업체를 통해 굴비를 구입한 중간도매상들이 계약을 취소하고, 소비자들이 반품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광군 관계자는 "지역에 있는 특정업체가 임의로 '영광법성굴비' 상표와 군수 사진, 사인 등이 부착된 굴비를 S식품에 수출했는지, S식품이 수입한 굴비에 역시 임의로 상표 등을 부착했는지 확인해 봐야겠다"며 "두업체 모두 상표 사용허가는 받지 않았고, 시정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언급은 영광군 마크와 군수 서명, 군수 직인 등이 현지신문을 통해 지난 2월부터 게재되고 민원이 제기된 상황에서 책임회피는 물론 안이한 대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관련 상황이 군청의 3개과에 중첩돼 명확한 책임소재를 그을 수 없는 가운데 상호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가 지속되면서 해결책을 더욱 꼬이게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일부 인사들은 "그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부군수가 직접 나서 문제점 확인과 대책수립에 직접 나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관련 민원이 감사원 등에 제기돼 상황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군은 본질적인 문제해결보다는 당사자에게 민원철회만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총체적인 난맥상을 엿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 군수의 궐위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군청 간부공무원들의 책임성있는 업무추진 자세확립과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이 시급하다는 여론에 귀기울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