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나라의 난쟁이 기분이죠"

업체탐방 - 개미농장<불갑면>

2003-05-02     영광21
함평이라 쓰인 이정표를 눈 안에 세기고 한참을 가다가 순용제를 넘어서니 멀리 무인카메라가 보인다.

지난 수요일 편집을 마치고 오던 길에 20㎞ 초과로 '찰칵' 찍힌 생각이 문득 난다. 새벽 1시에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무인카메라가 작동을 했던 생각 때문에 속도를 줄였다.

불갑면 소재지를 지나 약 500m 쯤 갔을까? 좌측에 조립식 건물이 2동 있다. 박종하(53)씨가 운영하고 있는 개미농장이다.
느타리버섯을 7년 동안 재배해 오다가 "아니다. 이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뭔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하고 궁리를 하다가 함평에 사는 형님 벌되는 사람의 새 송이버섯 재배농장을 보고 상실했던 의욕을 다시 찾은 것이다.

자주 찾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배우기 시작했고 거기서 익힌 노하우를 박종하씨는 이곳 불갑에 2002년 12월부터 이곳 불갑에 쏟기 시작했다.

영광에서 3명이 재배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혼신을 쏟은 사람은 박종하씨 임에 틀림없다. 다른 농사에 비해 기술면에서는 보다 탁월해야 하고 세심한 관찰이 필요한 새 송이버섯은 개미농장에서 7번째 수확을 올렸다.

처음에 배양소에서 종균을 배송해 재배실에 입상을 한다. 입상된 종균을 온도와 습도와 환기에 무지 신경을 써야하기에 박종하씨는 저녁에도 집으로 들어가는 일이 거의 없단다.

농장에서 숙식을 하면서 관찰을 하고 관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배양과정이 힘이 든다고 박종하씨 부인이 나선다.

환경조건이 알맞으면 입식한지 8∼9일이 되면 움이 튼다. 이시기가 매우 중요하단다. 움이 튼 이후 약 5∼6일이 지나면 수확을 할 수 있는데 경우에 따라 온도가 적정하지 않았을 때는 조금씩 늦춰지기도 한다.

요즘 박종하씨는 수입이 짭짤하다. 종균1병에서 3개의 송이가 수확된단다. 이렇게 수확을 한 새 송이버섯을 박종하씨는 좀더 좋은 조건으로 출하를 하기 위해 농산물 직거래 장터로 걸음을 재촉한단다.

"좀더 전망이 밝았으면 좋겠는데 어쩔지 모르겠네요"로 많은 수확을 기쁨으로 표현한다. 수많은 송이버섯을 보니까 마치 버섯나라의 난쟁이가 된 기분이다. 크나큰 버섯 둥지 아래서 행복을 만끽하는 작은 난쟁이 아가씨들처럼 잠시 황홀감에 빠져봤다.
박 청 기자 pc21@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