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마르지 않는 노년의 즐거운 안식처
삽고경로당 / <백수>
2007-04-05 박은정
치매예방에 최고라는 ‘화투’ 놀이를 하고 있는 어르신들은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화사한 봄꽃처럼 얼굴에 웃음이 만발했다.
“점심을 회장이 맛나게 해줘 배부르게 먹고 집이들 온다기에 기다리다 심심헌게 이렇게 놀고 있구먼.” 10원짜리로 셈을 하며 옥신각신하는 어르신들의 계산이 새삼 정겨운 이곳은 5년전 지어져 안락함을 제공하고 있다.
“경로당이 없을때는 이장집이나 조금 큰 집에 모여 마을회의를 하고 모여서 놀때도 없었는디, 요즘은 경로당에 모여서 밥도 해묵고 같이 논께 참말로 좋탕께”라는 어르신들의 말처럼 이곳은 정을 나누는 마을의 오락실(?)로, 마을의 중요한 일을 의논하는 회의실로, 마을잔치를 여는 연회장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되며 마을의 휴식처로 어르신들의 기쁨의 공간이 되고 있다.
겨우내내 모여 점심을 나누는 이곳은 스스로 돌아가면서 쌀과 반찬을 가져와 풍족하게 넘치지는 않지만 특별히 부족한 것 없이 따뜻한 정을 나누며 소박한 행복을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가 특별히 추천해 뽑은 회장이여.” 나이가 제법 지긋해 보이는 남자어르신이 경로당 회장을 소개했다. 지난해부터 경로당 회장을 맡고 있는 성석순 어르신은 백수읍에서 3명밖에 안되는 여자노인회장 중 한명으로 인기가 높았다.
“오히려 남자회장보다 여자회장이 훨씬 잘혀. 본인이 가져오던지 회원들에게서 걷던지 무엇이든 떨어지지 않고 야무지게 살림을 잘한게 말여.” 올해 75세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성순 어르신은 열정적으로 경로당을 이끌며 회원들을 하나로 화합하게 하고 있었다.
약수리는 친환경쌀재배단지로 지정된 곳으로 벼농사를 대규모로 짓고 있다. 어르신들은 연로한 탓에 이 같이 많은 농사는 짓지 못하고 텃밭이나 적은 규모의 농사만 조금씩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 그래서 이곳은 다른 경로당과 다르게 겨울철만큼은 아니지만 농번기에도 자주모여 모여 식사와 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쌓아가고 있다.
“젊은이도 오고, 늙은이도 오고 다 와서 쉬어가는 곳이여”라며 누구나의 방문을 환영하는 이곳 삽고경로당 어르신들은 욕심없는 마음 때문인지 유난히도 즐거움이 넘쳤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병들고 지친 노년을 행복하게 채워주고 있다.
농담을 건네는 어르신들의 밝은모습이 기분좋은 잔상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