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순대와 소주한잔의 여유! 이곳으로 가자
우수업체 탐방 165 / 영광터미널 지하순대상가
2007-04-13 영광21
영광읍 신하리 터미널지하상가에 위치한 순대집들. 가게 앞에 푸짐하게 쌓여진 순대더미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김이 입안에 군침을 가득 고이게 하며 허기진 발길을 붙잡는다.
빛고을식당, 미촌식당, 중앙식당, 영진이네, 영광순대, 원조왕순대, 미성식당, 행운식당, 용훈식당, 옥당식당, 터미널식당, 영흥식당, 종합순대, 태광식당, 서울식당….
얼른보기에는 몇 안돼 보이는 이곳 터미널지하상가에서 운영되는 순대집의 이름들이다. 20여년전 다섯가게가 둥지를 틀면서 형성되기 시작한 이곳 지하상가는 현재 열다섯 가게가 전문순대점으로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터미널안에서 운영되는 또와분식을 포함해 터미널요식업협회를 구성해 상권유지와 서로간의 상도덕을 지키며 발전과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7일에도 상가간의 친목을 다지기 위해 경남 거제도와 해금강으로 야유회를 다녀온 이들은 화사한 봄기운을 받아 건강과 활력이 넘쳐나고 있었다.
빛고을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양희주 터미널요식협회장은 “하나 둘 늘기 시작한 지하순대집들은 함평 도살장에서 막창과 선지를 공급받아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정성으로 순대를 만들고 있다”며 “순대는 우리나리 고유의 신토불이 음식으로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 손님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상가의 경기를 밝혔다.
이곳 상가들은 순대를 전문으로 취급하지만 일부가게에서는 제철에 나는 해산물도 함께 판매하며 단골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서민들의 희로애락까지 함께한다
순대는 돼지의 창자를 이용해 만든 가장 서민적인 전통음식이다. 순대는 값이 싼데다 특이한 맛이 있어 서민들이 즐겨 찾는다. 이곳 상가들은 일곱집이 직접 순대를 만들고 나머지는 이웃식당에서 만든 순대를 받아서 팔고 있다. 순대를 만드는 과정이 간단치 않기 때문에 이곳 상가에서는 1주일에 한번정도만 순대를 만들어 저장해 판매하고 있다.
직접 순대를 만들고 있는 영진이네순대집을 운영하는 000씨는 “순대의 껍질로 쓸 돼지 창자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많이 붙어 있는 흰 기름덩이를 떼어내고 소화기관이라 역한 냄새가 많이 나므로 뒤집어서 큰 그릇에 담아 굵은 소금으로 바락바락 주물러 한쪽 끝을 수도꼭지에 끼우고 물을 틀어 손으로 죽죽 훑어내려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씻어낸다”며
“손질이 끝난 창자는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창자 끝에 깔때기를 끼워 두부, 숙주나물, 찹쌀, 양파, 대파, 마늘, 생강, 후추, 소금, 돼지살고기 등의 양념과 돼지피를 혼합해 만든 소를 가득 채워 만든다”고 전통순대가 탄생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순대는 재료에 따라 돼지고기를 소로 쓰면 ‘고기순대’ 돼지피를 소로 쓰면 ‘선지순대’ 또 ‘잡채순대’ 등으로 나눠져 불리고 있다. 이 밖에도 함경도에서는 동태의 뱃속에 여러 가지 소를 채워 넣고 말린 ‘동태순대’를 만들어 먹고 강원도 지방은 삶은 오징어 다리와 두부 숙주나물 버섯 따위를 양념해 생오징어의 몸통에 채워 넣고 찜통에 쪄내는 ‘오징어순대’가 유명하다.
이른아침 7시부터 늦은밤 12시까지 문을 열고 크고, 넓고, 깔끔하게 단장된 공간은 아니지만 서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고 있는 이곳은 오늘도 소박한 정과 넘치는 맛으로 고단한 일상을 위로하며 주민들과 하루를 기울이고 있다.
삶아 익힌 순대를 김밥 모양으로 썰어서 함께 쪄낸 허파, 간 따위를 양념소금에 찍어 매운 고추와 마늘 등을 곁드려 먹는 그맛! 그리고 더한 소주한잔 캬아~! 서민적인 행복을 채워주기 충분한 이곳의 발전을 기원하며 가족들에게 가져갈 순대를 포장해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