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잘 짓는 비결은 정성과 노력이 가장 중요”

4만여평 수도작 재배하며 찰보리재배 활성화 기여한 ‘박홍영 김순덕씨 부부’

2007-04-20     영광21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이처럼 콧노래가 나오는 것은 요즘 들판이 온통 초록의 보리로 뒤덮였기 때문이다. 가까운 고창에서는 앞으로 한달여간 청보리 축제가 열리며 전국사람들을 불러들일 계획으로 홍보가 한창이다.

군남면 양덕리에서 4만여평의 수도작을 재배하며 특히 찰보리재배 활성화에 기여한 공이 높아 농협중앙회가 주관하는 4월의 새농민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은 박홍영(50) 김순덕(47)씨 부부도 잘 자란 보리밭에 예년과 다름없는 기대를 걸며 논농사준비를 서서히 시작하고 있다.

특히 이들 부부는 지난해에도 새농민상의 유력한 후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폭설피해로 인해 시설하우스가 완파돼 실의에 빠져있는 농가에 추천을 양보하는 미덕을 보여 더욱 귀감이 되고 있다.

박홍영씨는 원래는 화순이 고향이다. 하지만 어린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를 모시고 군남으로와 정착한 그는 10대 후반부터 농사를 시작해 이젠 군남사람이 다됐다.

1남2녀중 장남인 그는 일찍이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이 됐고 20대 초반 외국 공사현장으로 파견 나가 일을 하며 벌어들인 소득으로 농지를 구입해 83년부터 본격적인 영농을 시작했다.

외국을 다녀온 후 택시운전을 하기도 하고 농업합명회사를 경영하면서 부농의 꿈을 키워온 그는 초기에는 미맥과 가축을 키우는 등 복합영농을 했지만 영농규모화의 필요성을 느껴 한국농촌공사를 통해 농지를 구입하고 일부는 임차해 수도작 2만여평과 찰보리 2만여평 등 본격적인 규모화영농을 시작했다.

그는 98년부터 찰보리작목반장을 맡아 반원들에게 짚과 보리대는 논에 되돌려 주고 5년 주기로 규산질과 석회살포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작물의 도복과 병충해에 대한 내성을 강화시켰고 질소비료와 농약사용을 크게 줄여 2000년 농림장관으로부터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전국보리다수확상을 수상했다. 또 농업전문가를 초빙해 선진영농기술 교육을 실시하는 등 저농약 농산물생산을 확대해 작복반원들의 소득향상에 기여했다.

군남 전지역에 찰보리가 재배되며 30여명이 활동하던 찰보리작목반은 그 기능이 소멸돼 박 씨 또한 현재 작목반장을 맡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농협이사와 ,찰벼단지회장, 군남의 각기 다른 농업단체를 통합해 발족한 군남농업발전협의회 총무를 맡아 여전히 지역을 선도하며 주민들의 신망을 얻고 있다.

군남 용암리가 고향인 박 씨의 부인인 김순덕씨 또한 야무지고 부지런한 내조로 발전의 모태가 돼 남편을 열심히 돕고 있다.

박 씨는 “워낙 농사를 많이 짓기도 하지만 고품질로 다수확을 거두는 것이 소문나 주변에서 농사방법과 기술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농가들이 많다”며 “농사를 오래 짓다보면 자연스럽게 쌓이는 노하우도 있지만 무엇보다 남다른 정성과 관심이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안겨주는 비결이다”고 노력에 대한 결과를 설명했다.

“잘 생긴 모습에 반해 결혼했죠”라며 농군의 아내로서의 만족을 표시하는 김 씨는 “농촌이 싫다고 모두들 떠나지만 땅은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돌려주는 정직한 곳으로 각박한 도시보다는 여유도 있고 훨씬 살기가 편하다”고 농촌예찬을 잊지 않았다.

워낙에 농사양이 많다보니 이들 부부는 농사에 필요한 농기계 일체를 갖추고 기계화영농을 추구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인터넷판매망을 구축해 소비자와의 직거래를 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힌 이들 부부는 1남2녀의 자녀와 90세를 바라보는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정성으로 모시며 농촌의 큰 나무로 지역을 알차게 일궈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