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같은 정 나누는 섬사람들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 영광을 일구는 여성 / 박미애<낙월보건지소>
2007-04-27 박은정
하지만 더욱 감사한 것은 그날 저녁 목포로 돌아와 남은 일을 처리하고 있는데 보건지소 박미해님에게서 다시 전화가 와 “좀 어떠신지요”라는 안부 전화까지 챙기시는 것입니다.” 이글은 군청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실린 글의 일부분이다.
“저희 본연의 업무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과분한 글을 오려 주셨네요.” 라며 부끄러운 답변을 하는 낙월보건지소에서 간호보건직을 맡고 있는 박미애(46)씨. 조대병원과 영광종합병원에서 간호사를 지낸 박 씨는 결혼 후 3교대 등의 어려움으로 지난 89년 직업을 전향해 낙월에서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
박 씨는 “시댁이 낙월이라 이곳에서의 근무를 희망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곳으로 이동할 기회가 있었지만 주민들과 정도 들고 특별히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어 머무르게 됐습니다”라며 “물론 섬생활이 쉽지만은 않지만 이곳 주민들도 모두 똑같은 사람이고 정을 나누며 살다보면 나름대로 즐거움과 보람이 커집니다”라고 섬생활을 표현했다.
20년이 다되는 세월동안 낙월주민들의 건강을 지켜온 그는 주민 개개인의 성격이며 집안사정까지 모두 파악해 그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 돼 정을 나누고 있다.
슬하에 대학 2학년과 중학교 1학년인 두딸을 두고 있는 그는 근무가 없는 주말을 이용해 가족을 만나며 이산가족생활을 지금껏 하고 있다.
“어렸을 때는 친정에 맡겨져 자란 자녀들이 다행이 건강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며 잘 자라주어서 감사하다”라며 “세상은 마음먹기 나름이고 마음을 비우고 살면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고 삶에 힘이 생긴다”고 긍정적인 마음을 밝힌 박 씨는 나름대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간직하고 있었다.
영암이 고향으로 1남4녀 중 장녀로 태어난 그는 친정아버지가 오랜 세월 병상을 지키다 돌아가셨고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이 교통사고로 하반신마비가 돼 지금까지 병원생활을 하고 있다.
게다가 요즘은 남편마저 간경화로 병상을 지키고 있어 마음의 짐이 무거운 상태. 시댁으로도 2남4녀의 맏며느리인 그는 친정과 시댁에서의 제일 큰 자식으로 챙겨야 할 것과 보듬어야할 책임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굿굿하게 이겨가고 있다.
“이런 저런 가정사로 가진 것은 비록 작지만 열심히 살면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은 만나고 싶다”는 박 씨는 딸 또는 며느리로 주민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으며 낙월사람으로 소중한 정을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