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사랑으로 남은 여생 기쁨으로 채워갑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찾아간 가족공동체 '사랑의 집'
2007-05-03 박은정
이처럼 5월이면 모두가 겪는 공통된 고민거리로 끙끙대지만 이 모든 것은 가족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내 가족이 아닌 각기 다른 사람끼리 마음을 의지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이 같은 고민이 왠지 사치스럽기만 할 것이다.
홍농읍 진덕리에 위치한 <사랑의 집>(원장 정창열). 가족공동체로 양로원도 아니고 재활원도 아닌 노인복지시설인 이곳은 혈연관계에 의한 가족이 아니라 신앙안에서 맺어진 가족으로 황혼을 의지하고 있다.
사랑의 집 설립 배경
사랑의 집은 영광원자력본부 신우회에서 이웃돕기회를 결성해 불우한 학생들과 소년소녀가장, 무의탁노인들과 장애인들을 돌보는 사역을 시작하면서 출발했다.
무의탁노인들과 고아들을 하나의 가족으로 연결해 주는 가족공동체인 사랑의 집을 세우기로 계획한 이들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 7,000여만원을 모금해 1995년 1월26일 준공에 이르렀다.
준공식 다음날 사역을 주관했던 양홍엽씨가 영광원전을 퇴직하고 가족들과 함께 사랑의 집에 이사를 들어오면서부터 사랑의 집이 본격적으로 운영됐다.
처음 취지대로 무의탁노인들과 고아들을 한가족으로 연결시키며 아픔과 고통속에서 점차로 열매를 맺게 됐고 가족이 점차적으로 늘어났다.
고아들에게 할머니가 생겼고 할머니들에게는 손자들이 생기며 서로 가족처럼 지냈지만 인원은 늘어나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지만 공부를 시킬 만한 환경이 되지 못하자 고아들만을 위한 시설을 고민하면서 법성 사랑의 마을(현 새생명마을)을 건립하게 됐다.
97년 10월 사랑의 집은 무의탁 노인들을 섬기는 전문시설로, 사랑의 마을은 청소년 전문시설로 기능상 완전히 분리돼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입주한 어린이들 중에 장애인인 늘어나 장애인 어린이들만은 위한 기쁨홈스쿨(현 해뜨는집)이 99년 태동했다.
영적인 의미와 순수성으로 운영
현재 사랑의 집에는 할머니 14명, 할아버지 1명, 직원 4명 그리고 자녀들 3명까지 22명이 한가족으로 생활하고 있다. 2층으로 지어진 이곳은 별관과 농장 1,200평, 묘지 1,200평을 소유하고 있다.
농장에는 흑염소, 꽃사슴, 닭, 토끼 등이 사육되고 있고 농작물을 조금씩 가꿀 수 있는 텃밭이 갖춰져 있다. 또 묘지에는 이곳에서 생활하다 세상을 떠난 어르신들이 조용히 모셔져 있다.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더 복이 있다는 말처럼 사랑의 집이 늘 사랑만 받는 집이 아니라 사랑을 많이 나눠주는 집이 되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라는 정창열 원장은 "무의탁노인들은 할머니가 90%, 할아버지가 10% 가량 된다.
저희 사랑의 집에도 할아버지 한분과 할머니들만 모시고 있는데 드물게 할아버지들의 입주문의가 오지만 시설이 부족해 시설확충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소망을 전했다.
사랑의 집은 후원금과 입주한 어르신들로부터 약간의 생활비를 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이 법인으로 등록하지 않은 이유는 법인으로 했을 때 재정적인 지원을 어느 정도 받지만 정부의 관리체제로 인해 자칫 본질이 변질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재정적으로 어렵기는 하지만 영적인 의미와 순수성을 잃지 않고 사역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직 법인화 추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어르신들을 양로원이라는 이름속에 묶어놓고 싶지 않다.
어르신들은 어디까지나 가족이기 때문이다"라는 정 원장의 말처럼 이곳은 자녀가 없거나 자녀가 있어도 보호할 능력이 없는 어르신들이 모여 있지만 남이 아닌 '가족'으로 남은 여생을 의지하며 욕심없는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