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마음먹고 실천하기 나름입니다”
영광을 일구는 여성 / 노금자<불갑면>
2007-05-03 박은정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도착한 불갑사주차장. 그곳 한쪽에서 만난 노금자(53)씨는 이곳을 방문한 이들을 대상으로 군밤, 볶은콩, 땅콩, 호두, 해바라기씨, 호박씨 등을 판매하고 있다.
“주말에 제일 장사가 잘되고 평일에는 조금 덜 되는 편이지만 그래도 밖에서 직장생활 하는 만큼은 벌이가 되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라며 구워진 밤을 꺼내는 노 씨는 불갑 쌍운리 운제마을에 살고 있다.
묘량 덕흥리에서 3남4녀중 막내딸로 태어난 노 씨는 슬하에 1남2녀의 자녀를 두고 남편과 농사를 지으며 별탈없이 무난하게 살아왔다.
그러던 중 보증을 잘못서 가정에 어려움이 찾아왔고 지난해는 남편이 위암말기로 위 전체를 들어내는 큰 수술까지 받아 힘겨움이 더해졌다.
그는 보험회사 등을 다니며 가계를 꾸려가다 상사화축제가 한창인 지난해 9월부터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부끄럽기는 뭐가 부끄러워요.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요. 불갑을 찾는 사람들에게 웰빙식품인 갖가지 씨앗들을 판매하는 것도 제법 쏠쏠한 즐거움과 보람이 있습니다.”
생활개선회 초창기부터 회원으로 활동한 노 씨는 불갑면생활개선회장을 지냈고 군생활개선회 초대회장을 4년간 역임했으며 옥당적십자회원 등으로 활동하며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쳐왔다.
나름대로 단체의 선두에서 폭넓은 활동을 펼친 그지만 생활의 어려움과 남겨진 가족을 위해 비록 작고 초라하지만 가정을 이끌어야한다는 책임감으로 노점상에 희망을 실으며 일상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었다.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음료수나 물 등 필요한 다른 상품들을 찾지만 다른 가게에서 판매하는 것은 팔지 않고 있습니다”라며 주변상가들과 더불어 영업하며 배려하는 마음을 표시한 노 씨는 “큰딸은 결혼해 4살된 손주도 있고 남은 아이들도 자기 밥벌이는 하고 있지만 남편도 돌봐야하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을 할 계획입니다”라고 밝혔다.
2남3녀중 둘째며느리인 그지만 시할아버지와 시아버지를 돌아가실 때까지 모셔 효성 또한 지극한 사람으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우리가 살다보면 크게 출세해 세상을 다 거느리고 살기도 하지만 때론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생의 고배를 마시며 삶의 바닥으로 내동댕이 칠때도 있다.
노 씨 또한 인생의 커다란 변화는 아니지만 보증과 남편의 건강악화로 가정이 기울며 삶의 반전이 시작됐지만 닥친 삶을 원망하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
“자식들이 행복과 남편의 건강을 소원한다”는 노 씨의 소박한 바램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슴 깊에 와 닿는 것은 우린 모두 가족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때문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