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이 삶의 버팀목입니다”

김춘영<영광읍 덕호리3구 부녀회장>

2007-05-10     박은정
못자리를 하기 위해 마을 어르신들과 모판에 황토흙을 담고 있는 김춘영(42)씨. 짧게 자른 머리와 씩씩한 목소리에 더해진 다부져 보이는 외모가 건강한 농촌의 일상을 전해준다.

영광읍 덕호3구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김 씨는 완도군 소안면이 고향이다. 3남4녀중 다섯째로 태어난 그는 고향인 완도에서 군대생활을 하던 남편을 만나 결혼해 영광살이를 시작했다.

대부분 그러하듯 김 씨 또한 넉넉하지 못한 신혼생활을 시작해 남편은 막노동을 다니고 김 씨는 담배 고추 농사 등을 지으며 살림을 일으켜갔다. 부지런함이 가장 큰 밑천이었던 그는 남자 못지않은 당찬 노동을 아끼지 않으며 남편과 농토를 일궈 현재는 3만여평의 농사를 지으며 안정적인 기반을 이루고 있다.

이런 그가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시집온지 5년만에 마을부녀회장을 맡으면서부터다. 실질적인 활동이 있기보다는 모양새만 갖추고 기능과 역할이 거의 없는 조직된지 1년된 부녀회의 책임자가 되면서 그는 주민사랑, 마을사랑을 끝없이 펼지게 됐던 것이다.

“저희 마을은 제주양씨 집성촌입니다. 그래서 매사 조심스러웠는데 어르신들이 어린 저에게 마을일을 맡겨 주시니 고마울 따름이었지요.” “그러나 부녀회의 활성화를 위한 자금이 없어 고민하던중 영농폐기물을 모아 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과연 얼만큼의 자본이 모일까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점점 자금이 쌓이고 그러면서 주민간에 우의도 더욱 깊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마을을 위해 영농폐기물을 열심히 수거한 김 씨는 지난해 한국환경자원공사에서 열린 전국영농폐기물수거 우수사례발표회에 나가 사례를 발표할 정도로 높은 성과를 거뒀다.

또 여기서 얻어진 수익금으로 마을회관 운영비를 보태고 어르신들 효도관광을 보내드리는 등 보람이 넘치는 일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같은 마을에 거주하는 양판국 어르신은 “우리 부녀회장 같은 사람이 없어요. 마을일을 어찌나 잘하는지 우리 같은 노인들이 덕을 많이 보고 삽니다”라며 “집안 조카이기도 한 부녀회장은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한 시아버지를 돌아가시기 전까지 8년간 지극정성으로 봉양하며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효성 또한 지극해 집안은 물론이고 마을에서 칭찬이 자자하다”고 김 씨를 소개했다.

이처럼 투철한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마을일에 앞장서며 웃어른 공경하기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김 씨는 각계각층에서 수여하는 다수의 표창을 받으며 주변에 귀감이 되고 있다.

김 씨는 성실한 남편과 1남1녀의 자녀를 두고 행복한 가정과 더불어 평화로운 마을을 푸르게 가꿔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