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이웃이 자식보다 더 고맙고 가까운 친구제”“

경로당탐방 85 / 신대경로당

2007-05-11     박은정
어디쯤 오셨습니까. 마을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즘은 한창 바쁜 농사철이라 경로당을 방문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은 상황속에 일행을 기다리는 마을이장의 목소리가 고맙기 그지없다.

옛날에는 마을전체가 바다였으나 1915년경 어느 일본인이 바다를 막아 간척지로 만들어 농사를 시작했으며 살기가 좋고 농사가 잘된다고 해 ‘신대’라고 마을 이름을 부르게 됐다는 곳에 위치한 신석리1구 신대경로당.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마을 이장의 배려로 모여 점식식사를 나누며 농번기로 바빠진 일손을 잠시 쉬어가는 어르신들의 얼굴이 편안하다. 여느 마을처럼 벼농사 고추농사가 주를 이루는 이곳마을은 최근 복분자재배로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집이들 온다고 해서 오전부터 기다렸당게.” 두손을 반갑게 잡고 경로당을 안내하는 어르신들의 쉼터인 이곳은 지난 2004년 마을회관으로 운영되는 곳을 개축해 어르신들이 맘껏 머무르며 대화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공동의 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또 경로당 앞에는 50여년전에 지어진 널찍한 모정이 여름철 훌륭한 휴식처로 자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었으며 모정과 경로당에 시원한 그늘을 만드는 정자나무는 새잎이 돋아나며 여름철 햇빛가리게 역할을 하기위해 몸매를 가다듬고 있었다.

김영술(72) 회장은 “경로당이 없어 노인들이 마땅히 모여 어울릴 때가 없었는데 경로당이 지어지면서 겨울이면 모여 점심을 함께 먹으며 이웃간에 정도 더욱 깊어졌다”며 “정부에서 지원되는 보조금과 자녀나 향우들이 고향을 방문하면서 조금씩 건넨 협찬금으로 경로당을 운영해 나가다 보니 재정이 그리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 노인들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바쁜 농사철을 제외하고는 어르신들의 생활공간이 돼버린 이곳 경로당은 명절이면 자녀들이 쉬어가는 숙박공간으로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마을이 번성할때는 60여호에 달했지만 현재는 20여호만이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으며 주민 대부분이 경로당회원으로 노령화된 마을을 대변하고 있다.

마을 이장인 박정순씨는 “어르신들이 마을에서 하고자 하는 일에 잘 협조해 주셔서 큰 어려움은 없지만 마을에 젊은이들이 없어 어르신들이 세상을 떠난 뒤에 남겨질 마을이 걱정이다”며 “원자력본부 방재환경부 직원들이 우리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어 일손돕기는 물론이고 어르신들을 찾아 위안하고 있어 위로가 많이 되고 있다”고 주변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우리 이장은 멀리 있는 자녀보다 더 든든하고 고마운 아들 같은 사람이지. 집이 뚝뚝 떨어져 있어 지시사항을 전달하는데도 어려움이 많고 젊은이가 없다보니 잔심부름을 도맡아 하면서도 불만하나 없으니 우리 마을 보물 아님감”이라며 마을 이장을 칭찬하는 어르신들.

마을에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지 오래고 젊은이들을 만나기 어려운 농촌현실이 가슴 아팠지만 어르신들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마을이장의 든든한 후원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