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 긍지 지키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영광을 일구는 여성 / 최보영<홍농읍>

2007-05-23     박은정
햇볕이 환하게 내리쬐는 시설하우스에서 조그맣게 열매를 맺기 시작한 포도나무의 가지가 잘 뻗어가도록 유인하고 있는 최보영(43)씨.

홍농읍에서 희망포도원을 운영하는 그는 15년전부터 포도를 재배해 왔으며 친환경유기농법을 이용해 고품질 포도를 생산하고 있다. 또 농업가공사업장을 갖추고 포도즙 포도식초 와인 등을 생산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미혼 시절에도 특별하게 농촌에 대한 반감이 없었고 특히 남편의 선한 눈빛과 야무진 인상에 끌려 농촌생활을 선택하게 됐다”고 남편을 만나게 된 동기를 밝힌 최 씨는 영광읍에서 3남3녀중 장녀로 태어나 24살 되던 해 결혼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최 씨가 결혼할 당시에도 농촌총각 장가보내기가 한창이었다. 세련된 도시생활을 꿈꿀만한 20대, 과감히 농촌을 선택한 그는 2남1녀의 자녀를 낳아 기르며 남편을 알뜰히 내조하고 여성농업후계자로서 활동하며 농촌여성을 대표하고 있다.

포도농사 외에도 벼, 감자, 양파 등의 농사를 대규모로 짓고 있는 그는 하루도 쉴틈없이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그런 와중에도 홍농읍생활개선회장과 영광여성벤처연구클럽 회장 등을 맡아 농촌여성의 지휘향상과 농업발전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소비자에게 농산물 생산과정을 체험하게 하고 우리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려 농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의식이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최 씨는 대부분 농산물을 친환경재배로 가꿔가고 있다. 아직 친환경재배가 어려운 농작물도 점차적으로 면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인 그는 “작게는 가족을 더 나가 지역 그리고 나라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농사를 지으며 일상의 고단함을 이겨가고 있다”며 “주부들을 비롯한 소비자들도 본인의 건강과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친환경농산물의 적극적인 애용을 바라며 각 농가에서도 친환경재배의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현실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씨의 농장은 도시소비자들이 방문해 직접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소비자와의 연대를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와의 밀접한 교류를 통해 지역 농산물을 소개하며 도·농간 상생의 길을 열어가는 데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 최 씨는 여성농군으로서 어려움과 불편함이 많은 상황이지만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며 농촌의 주역이 되고 있다.

“농촌은 저와 가족이 꿈을 키워가는 일터입니다. 그래서 남편과 저는 늘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려고 노력하죠. 살다보면 모든 일이 계획한데로 풀리지 않을때도 많지만 긍정적인 생각이 세상의 건강을 안전하게 지켜나갈 것이니까요”라며 다시 포도나무 곁으로 다가서는 그의 부지런한 발걸음은 농장의 이름처럼 ‘희망’이 넘치는 발전을 예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