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난초에 저주가 따라 다니나'

백용인의 蘭과의 만남 36 - 죽음을 부르는 난초 Ⅱ

2007-06-01     영광21
"말티나 박사님, 이게 바로 그 신비한 푸른 난초입니다. 박사님이라면 여기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낼 수 있겠죠?" 알타스가 내미는 푸른 난초를 받아 들고 말티나 박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지었다.

"아, 푸른 난초! 이것이 바로……?" 말티나 박사는 감탄사를 내뱉고 푸른 난초를 분석하기 위해 실험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것이 그가 이 세상에서 숨쉬는 마지막 모습이었다.

말티나 박사는 실험실에 들어간 지 3시간만에 시체가 되어 실험실 테이블 위에 엎어져 있었다. 그는 공포에 질린 눈을 한 채 한 손에 푸른 난초를 꼭 쥐고 죽어 있었다.

의사와 경찰이 달려오고, 사인을 밝히기 위해 그의 사체가 해부되었다. 여러가지 검사를 해 보았으나 그의 몸에는 어떤 독향도 남아 있지 않았다.

경찰은 말티나 박사의 사인을 '심장마비'로 공식 발표했다. 정말 수수께끼처럼 30대 후반의 건강한 식물학자는 푸른 난초를 쥔 채 3시간만에 심장마비로 죽어 버린 것이다.

말티나 박사의 죽음은 온 식물학계에 푸른 난초에 대한 공포감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켰다. 그들은 이렇게 중얼거렸다.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꽃인 푸른 난초가 저주를 한 것이다." 사람들의 공포감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푸른 난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꽃으로, 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어했다. 그래서 탐험에 나섰고, 몇몇 사람은 운 좋게 그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푸른 난초를 잠깐 보았을 뿐 곧바로 모두 죽었다. 식물학자들은 푸른 난초가 남아메리카 오지에서 자생하고 있지만 찾아내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꽃에 저주가 따라다니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미처 몰랐다. 연이은 죽음을 보면서 푸른 난초에 저주가 따라다닌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많은 식물학자와 모험가들이 푸른 난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밀림으로 떠났지만, 한 사람도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 푸른 난초를 찾아 떠난 스페인 탐험대는 단 한사람의 안내원만 귀환했는데, 그도 곧바로 미쳐 버렸다.

텔레스 박사가 인솔한 대규모 덴마크 탐험대는 아마존강의 하구에서 출발해 수로를 통해 내륙으로 들어갔고, 마침내 푸른 난초가 있는 곳을 찾아냈다.

그들이 기뻐서 어쩔 줄 모르고 있을 때였다. 인디언들의 독화살이 그들의 등에 날아들기 시작했고, 눈 깜짝할 사이에 그들은 고슴도치가 되어 죽어 갔다.

다행히 텔레스 박사는 인디오 하인의 도움을 받아 죽음을 면하고 달아날 수 있었다. 얼마쯤 달리다 한숨을 돌릴만 하자 하인과 텔레스 박사는 뒤를 돌아다보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환호성을 지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렇게도 애타게 찾던 푸른 난초가 독침에 둘러싸여 바위 사이에 그 푸른빛을 내비치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인디언들은 없었다. 텔레스 박사는 행운의 여신이 자기에게 있음을 감사드리고 푸른 난초를 캐어 강 쪽으로 달려갔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