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공양 해도 해도 모자랍니다”
영광을 일구는 여성 / 김동분<염산면>
2007-06-07 박은정
그들과 주방 한켠에서 학생들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김동분(53)씨. 입가에 살짝 들어간 볼우물과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얼굴의 주름이 웃음과 더해져 인자하다.
염산 두우리는 마을공동사업으로 녹색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농사를 짓고 바다에서 조개 등을 캐며 생활하는 김 씨는 마을 운영위원을 맡아 이곳에서 주민들과 일하고 있다.
경상도 김천에서 2남4녀 중 둘째로 태어난 김 씨는 친척의 소개로 22살 되던 해 이곳이 고향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4남1녀의 맏며느리로 시집온 그는 시부모와 시동생과 생활하면서 시부모에게는 효를 다하고 시동생들을 교육시키는 등 가정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가족들을 정성으로 보살펴 주위의 칭찬이 자자하다.
특히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중풍으로 쓰러져 거동을 할 수 없는 시어머니를 대·소변을 받아내며 극진히 봉양해 주변사람들을 감탄하게 하고 있다.
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신상업씨는 “가정을 꾸려가기 위해 자주 객지생활을 하는 남편과 늘 떨어져 지내면서도 몸이 불편한 시부모, 시동생, 자녀들의 뒷바라지를 싫은 내색없이 묵묵히 해 왔다”며 “이런 부모를 보고 자녀들 또한 바르게 자라 마을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김 씨를 소개했다.
슬하에 3남매를 두고 있는 김 씨는 몸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모시면서도 홀로 어렵게 지내는 어르신들을 찾아 안부를 묻고 겨울이면 김장을 담가 전달하는 등 이웃사랑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또 명절이면 마을 부녀회원들과 어르신들이 많이 모이는 경로당을 청소하고 음식을 장만해 대접하는 등 마을 노인들을 내 부모 대하듯 공경해 귀감이 되고 있다.
이처럼 부모와 윗사람을 존중하고 효를 근본으로 하는 생활을 몸소 실천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김 씨는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도지사 표창을 받았으며 지난 2002년 면민의날에는 효행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씨는 “경상도에서 모든 것이 낯설은 전라도로 시집와 처음에는 불편함과 어려움이 많았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큰 불만없이 살아왔습니다”라며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하듯이 생각하기에 따라 힘겨움이 더해지기도 덜해지기도 하니까요”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표시했다.
요즘 세대들을 ‘우리’가 아닌 ‘나’만을 생각하는 철저한 이기주의속에 빠져산다. 이러한 삭막하고 살벌한 세태속에 김 씨가 보여준 아낌없는 사랑은 가족에게는 ‘화목’을 이웃에게는 ‘평화’를 만드는 원천이 돼 훌륭한 가르침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