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더불어 1954년 6월 26일 모스크바 인근 오브닌스크 원전의 상업운전 개시 50주년을 기념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원자력에너지 50년과 이후 50년'이란 주제로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원자력에너지의 향후 전망과 더불어 전 세계적인 관심사항인 지구 온난화 저감을 위한 원자력에너지의 역할 및 대응방안 등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 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위원회(IPCC)와 국제원자력기구가 내놓은 전망에서 원자력은 2003년 현재 전체 전력생산의 16%에서 2030년까지 27%를 담당할 것으로 내다 봤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관련 연구를 지원해 나가자는 교토 협약에 열렬한 지지를 보이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 입지 조건면에서 월등히 우수한 풍력과 조수에너지 등 개발 확장에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 정부로부터 총 허용배출량 만큼 배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오염을 덜 배출하는 기업에는 인센티브 혜택이 주어지는 등 갖가지 방편을 실시해 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한층 강화된 대책을 내놓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당초 제시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고 보고 오는 201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당초 목표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억제하기로 했다.
산업부문은 당초 90년도 대비 7% 삭감키로 했던 목표를 9% 삭감으로, 민생 부문은 90년도 대비 23% 증가였던 목표치를 11포인트 낮춘 12% 증가로, 운송 부문은 20% 증가에서 5포인트 낮은 15% 증가로 각각 조정했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한층 강화된 규제치를 내놓은 것은 현 상태가 계속되면 오는 2010년에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0년도에 비해 5% 증가해 메탄 등 전체 온난화가스의 6% 감소를 요구하고 있는 교토의정서의 목표 달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경제산업성은 이번에 마련한 규제 내용을 관련법에 포함시켜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원자력 발전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볼 때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대규모의 에너지수요증가에 대처할 수 있는 에너지는 원자력발전이다. 연료채굴에서 폐기물처리까지의 전과정에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극히 낮을 뿐만 아니라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을 배출하지 않는 대표적인 환경 친화적 에너지이다. 실제로 전력생산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으나 연료생산에서부터 발전소 폐기처분까지의 전 과정을 고려할 때,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청정에너지라고 일컫는 태양력, 풍력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 정부에서도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대책 중 하나로서 원자력발전을 분명한 대안으로 채택하고 있다. 자원빈국이면서 지속적인 경제개발이 요구되는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원자력은 당분간 현실적인 대안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부응해야 하고 온실가스의 배출억제라는 국제적인 환경규제에 대처해야 하는데 있어서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와 원자력의 비중을 적절하게 고려한 전원개발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실속적인 대안임을 확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