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방사능 오염물질(폐기물) 처리 문제는 원전을 가진 모든 나라의 고민이다. 그 폐기물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산업 쓰레기보다 유해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주민들이 한사코 반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다. 그래도 선진국들은 지혜롭게 후보지를 정해 처리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다섯 번의 입지선정 때마다 지독한 홍역을 치른 우리가 보고 배워야 할 교훈이 거기 있다.
지난 TV방송에서 방사성폐기물 가운데 가장 위험한 사용후 핵연료의 영구처리시설 입지를 결정한 핀란드 사례가 소개되었다. 핀란드는 어느 나라에도 선례가 없는 이 시설을 만들기 위해 무려 37년간의 장기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지역주민과 전 국민이 그 사업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협조하는 일이다. 전국을 대상으로 한 17년간의 철저한 지질조사로 복수의 후보지를 정하고 주민들에게 돌아갈 혜택을 설명함과 동시에 안전성을 중점 홍보했다. 주민들이 언제라도 처리장이나 실험현장에 직접 안전성을 확인할수 있도록 모든 정보와 자료가 공개되었다.
이에반해 대만은 통조림 공장을 만든다고 속여 몰래 외딴섬에 방폐장 건설을 추진하다가 주민의 반발을 사 실패했다. 우리는 다섯 번이나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원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국내 에너지 현실을 잘 이해시키고 바람직한 에너지 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하여 국민의 협력을 받아내는 일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