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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센터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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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2004-08-13 14:45:58  |  icon 조회: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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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수거물 관리시설(원전센터)에 대한 국민 대부분의 인식은 위험한 시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사실에 바탕을 둔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획득하지 못하여 갖게 된 것이다.

원전수거물은 방사성 폐기물의 대체 용어다. 원자력법에서는 방사성 물질 또는 그에 의하여 오염된 물질로 폐기의 대상이 되는 물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원전수거물에는 원전에서 수거된 것들을 비롯하여 의료계·학계, 그리고 산업계 등에서 사용된 방사성 폐기물들도 함께 포함돼 있다.

즉, 우리의 일상 생활이나 병원, 대학 실험실, 연구소, 산업 현장 등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회적 혜택의 결과물로서 필연적으로 얻게 되는 것이다. 갑상선 질환의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를 위해 방사성 동위원소인 요오드(I-131)를 사용하는데 진단 또는 치료 후의 환자들은 대기의 공기나 생활 오수를 통해 이 요오드(I-131)를 배출하게 된다. 어느 학자는 이러한 사실을 빗대어 대형 병원의 화장실은 흥미로운 소량의 방사성 폐기물 저장고라고 말하기도 한다.

산업 현장에서 다리나 건물 등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사선투과검사에서도 엑스선(X-ray)이나 감마선(γ-Ray) 등을 사용하는데 이들로부터도 방사성 폐기물은 발생한다. 따라서 원전수거물은 원자력발전소 가동으로만 생긴다거나 마냥 지탄 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다.

우리 주위에는 많은 종류의 방사선이 있다. 하늘에는 수많은 양성자 및 중성자 등의 우주선이 있는데, 이들은 매시간 우리 몸을 통과한다. 또, 우리가 마시는 공기 중의 라돈 원자는 매시간 약 3만개가 폐에서 붕괴한다. 우리의 음식물에는 포테슘 원자와 우라늄 원자 등이 있다. 우유의 경우 리터당 약 18만개의 포테슘 원자가 매시간 붕괴하는데 모유나 혈액 안에서도 비슷한 양으로 붕괴한다.

흙과 건물 자재에서도 감마선이 방출되는데 이 역시 매시간 우리 주위를 통과한다. 이렇게 우리 주위에 상시 존재하는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환산해 보면 연간 약 240밀리렘(mrem) 정도다. 해외 운영 사례에 따르면 원전센터 운영으로 인해 추가로 받게 되는 방사선량은 이것의 0.5%도 안 되는 1밀리렘 정도다. 영국의 저명한 과학자인 월터 마샬 경은 이로 인한 영향은 1년에 담배 몇 개비를 피우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이렇듯 이미 해외 사례에 의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음이 입증된 원전센터를 비롯한 원자력·방사능 등은 일반 시민들에게 그리 익숙지 않은 용어일 수 있다. 누구나 새롭고 익숙지 않은 사실을 접하게 되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막연한 불안감을 ‘핵폭발’ 등의 매우 부정적인 사실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사고방식이 아니다.

방사선 연구의 선구자이면서 노벨상을 2번이나 수상한 퀴리 부인은 새로운 것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로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다만 그것들을 이해해야 한다(Nothing is to be feared. It is to be understood.)”고 했다. 이는 오늘날 원자력과 방사능 및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바꿔야만 한다는 선지자적 혜안이라고 생각한다.

원전센터는 결코 위험한 시설이 아니며, 일부 반핵 단체들이 주장하는, 우리가 입은 혜택의 반대 급부를 후세대들에게 전가하기 위한 시설도 아니다. 원전센터야말로 우리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가장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며, 후세대들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고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봐야 할 것이다.

원전센터에 대한 인식,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이건재 / KAIST 교수·원자력공학
2004-08-13 14: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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