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파장에 에너지 수급을 걱정하는 각국 정부가 원자력 에너지 쪽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원자력발전소는 핵폐기물 처리난 등의 문제가 심각해 전세계적으로 단계적인 가동중단이 추진되던 상황이었는데 에너지 위기사태로 다시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6위의 원전대국인 국내에서도 원전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유가 상황에서 대비하기 위한 대체에너지 개발 외에도 원전의 필요성을 알리고 지진 등 돌발상황에 대비, 원전의 대처능력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고유가 파동 등 에너지 위기사태가 가중되고 대체에너지 개발이 답보상태에 머무르면서 각국 정부가 원자력 에너지의 유용성을 재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국제 유가 폭등세로 1970년대 오일쇼크의 악몽이 되살아나면서 각국 정부가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로욜라 데 팔라치오 에너지·운송담당 집행위원은 최근 스페인 ABC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자력발전소는 유럽이 에너지 가격과 수급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며 "유럽은 계속해서 에너지 소비가 늘고 있지만 다른 대안이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투표를 통해 2010년까지 단계적인 원전 폐지를 결정한 스웨덴에서조차 여론이 원자력 에너지를 선호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최근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이 3000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46%가 나머지 11개의 원자로를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15%는 원자로의 추가 건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단지 34%만이 원전 폐지를 주장한 원안을 그대로 지지했다.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도 상당수의 에너지원을 원자력 발전소 신규 설립에 기대고 있는 처지다.
전세계적으로 건설 중인 30여곳의 원전 가운데 18군데가 동남아시아와 중국, 인도 등지에 몰려 있다.
발전 규모 뿐 아니라 안전도에서도 국내 원전은 수준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내 원자력발전소는 리히터 규모 6.5의 강진이 일어나도 견딜 수 있을만큼 안전하게 설계된 것으로 조사됐다.
과기부는 최근 울진 동쪽 80km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을 계기로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지진에 대한 안전성을 점검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