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대 부응하는 농업기술 요구된다
변화의 시대 부응하는 농업기술 요구된다
  • 영광21
  • 승인 2003.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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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모내는 시기 늦추고 질소비료 줄여주기로 밥맛 좋은 쌀 생산
공룡과 바퀴벌레는 같은 시대에 살았던 동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바퀴벌레는 시대의 변화에 적응해 몸집을 작게 만들어 오늘날까지 살아왔지만 공룡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종족이 멸종되고 말았다.

농업기술도 시대에 따라 많은 변천을 거듭해 그 시대의 필요성에 따라 품종과 재배기술이 변화되고 있다. 2000년 이전까지는 휴경지 생산화 사업으로 벼를 재배하지 않고 노는 논에 벼를 많이 심자는 운동 전개와 함께 시한영농 지키기로 가급적 일찍 모를 심도록 독려했고, 심경다비(深耕多肥)로 비료를 많이 주어 다수확을 하도록 지도했다.

그러나 이제는 쌀의 재고량이 늘어나면서 쌀 소비를 확대하는 방안과 다수확보다는 품질좋은 쌀을 생산하여 시장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농사기술도 변천되고 있다.

영광지역의 모내기 적기는 기계모내기 경우 5월25일부터 6월20일 사이이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4월28일부터 모내기를 시작하여 5월10일 현재 상당히 많은 면적이 심어진 것으로 파악된 바 오히려 모내기를 빨리하는 문제점이 발생되고 있다.

모내기를 빨리 하면 냉해를 받을 수 있고, 모낸 후 저온피해로 생육이 지연될 수 있으며, 영양생장기간이 길어져 양분과 물 소모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잡초와 병해충 피해를 받을 우려가 있고 고온기에 벼가 등숙돼 호흡량 증가로 양분소모가 많고 금간 쌀이 많이 생겨 쌀의 품질이 떨어진다.

특별히 조생종 품종을 조기재배할 경우가 아니면 5월25일 이후에 모내기하고, 담수직파의 경우는 5월1~ 25일 사이에 파종해 밥맛 좋은 쌀을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밥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술이 비료주기이다. 질소질 비료를 많이 주면 키가 잘 크고 수량은 많아 질 수 있으나, 도열병 등 병충해에 약해지고 잘 쓰러져 결과적으로 밥맛을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 영광지역의 10a(300평)당 질소질 비료주는 양은 14.4kg으로 표준시비량 11kg 보다는 훨씬 많은 량의 질소비료를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부터는 지난해보다 30% 정도의 비료를 줄여주도록 해야 한다.

질소질 비료를 11kg/10a 준 포장은 금간쌀이 7.2%인데 15kg을 준 포장은 8.6%로 증가하며, 단백질 함량도 7.9%에서 8.3%로 증가해 밥이 찰기가 떨어져 밥맛이 떨어진다.

또 마그네슘(고토)이 부족하면 밥맛이 떨어지므로 농업기술센터에 토양검정을 의뢰해 알맞은 양의 고토비료를 시용해야 한다.

이제까지 만년 최하위로 경락되던 전남쌀이 지난 3월 이후 경기미에 이어 2위로 급부상해 경기미와 가격차도 좁혀지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다.

이것은 그동안 전남쌀 품질향상을 위한 관련기관과 농업인이 혼연일체가 되어 추진했던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쪼록 이런 변화시대에 발맞춰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소비자가 원하는 최고급의 브랜드쌀을 친환경농법으로 생산해 공급하는 것이 어려운 농업현실을 이겨 나가고, 바퀴벌레와 같이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해율 과장<영광군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