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남 면민이 되고 싶었어요"
"군남 면민이 되고 싶었어요"
  • 영광21
  • 승인 2003.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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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기관 친절도우미 - 배선아<군남우체국>
영광을 등뒤로 하고 군남에 도달한다. 현관문이 언제나 열려있어 출입하기가 참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석연찮음을 느낄 때가 있다. 그리곤 가끔씩 직원들을 두 눈 안에 넣어 볼 때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 무렵 3명의 여직원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 옛 속담에 깎아놓은 밤처럼 깔끔하고 자그마한 사람이 눈에 보인다.

배선아(38)국장. 2002년 9월 이곳 군남우체국으로 발령 받았다.
1984년 그녀는 체신공무원의 신분이 되어 광주지역에서 줄곧 근무를 해 왔다. 원래 성품이 좋아 보이기도 하지만 정서적이고 야무진 모습을 보면 어딘가 고향의 향수가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녀를 늘 반갑게 인사하는 동료 유재경씨가 치켜세운다.

1주일이면 꼭 한번씩 공식처럼 들르면 모두가 한 입이 되어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주고받는다. 그래서 더 친한 사이처럼 느껴질까?

"군남면민이 되려고 이곳으로 이사왔어요"하고 뒷맛 나게 말한다. 면민이라야 고객들과 더 친해질 수가 있었다고 느낀 그녀이기에 남편과 함께 안식처를 이곳으로 옮겼단다.

배선아씨는 지난 4월 '군남면민의 날' 행사때 지역 주민들에게 기념품을 제작해 증정하는 등 주민과 지역에 흐뭇한 선물을 주었다. 그녀는 남이 미처 생각지 못한 자기만이 가진 노하우를 펼칠 생각으로 가득하다.

서른 여섯 늦가을에 그녀는 웨딩드레스를 곱게 차려 입었단다. 친정에서보다 시집살이에 재미를 톡톡히 느끼고 있는데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가 늘 걱정이란다. 그래서 쉬는 날이면 곧바로 시어머니가 계시는 광주로 향하곤 한다.

또 스승의 날을 맞을 때마다 스쳐 가는 옛 스승이 있단다. 꾸준히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그녀를 보고 스승은 늘 격려를 했고 인정해 줬기에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백합을 유난히 좋아한다.

지난 시절 꽃꽂이 전시회에서 전시된 백합을 보고 여러 번 생각을 했단다. 댕그라니 혼자 있는 백합을 보고 '한 송이의 백합도 장식이 되는구나' 하고 마음에 감춰 두었다. 그녀는 요즘 <배움나라>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버교육에서 모범학습자상의 대상자로 선정되어 부상도 받았다.

이처럼 배선아씨는 공부면 공부, 영업이면 영업, 그 어떤 것도 해결해 가는 장부같은 여자다. 중견답게 듬직한 그녀에게 붙여진 별명 '걸어다니는 편람' 만큼 활동을 기대 해본다.

박 청 기자 pc21@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