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 - 문화재 보수<영광읍>
우리나라에는 문화재 보수를 할 수 있는 업체가 정해져 있다. 일반건설 면허의 소지자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각종 문화재들이 많이 있는 영광에는 문화재를 보수할 수 있는 업체가 유일하게 한 곳이 있다. 그곳은 광주를 향해 가다 영광읍을 막 벗어나는 학정리 가스충전소 옆에 한옥의 모습을 하고 근엄하게 서 있는 곳이다.
기계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다 조용해 졌다. 새참을 먹고 있는 두 사람을 만났다. 작업복에 먼지가 뿌옇게 앉은걸 보고 어떤 작업을 하다 중단했을지 금방 알아챘다.
옆에 크나큰 통나무들과 네모난 나무들이 많이 쌓아져 있어서 무슨 작업을 하느냐고 한사람을 향해 물었다. 불갑사 법당을 보수하고 있는데 거기에 필요한 작업을 한단다.
윤대성(52)씨. 그는 문화재 보수에 앞선 기술을 갖고 있다. 함평이 고향인 그는 영광에서 34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으니 영광이 제2의 고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남 일대의 문화재나 사찰 등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 원불교 성지를 비롯해 용문사, 담양 미암일기, 장성 백양사, 성주에 있는 정산종사 태생지 등 목조건물은 그의 손때가 묻었다. 집안이 가난해서 생계유지를 위해 소년기에 배운 기술이 지금은 어엿한 궤도에 오른 것이다.
처음에는 자격증을 소지하기보다 경제력만 구축해오다가 6년 전 그동안 연마한 기술로 자격을 얻었다.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 힘들고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연마해 놓으면 보람을 느낄 직업이라고 그는 자부한다.
10여 년이 지나야 어느 정도 배우게 되는데 그 긴 과정 때문에 요즘 젊은이들은 배우기를 꺼려하고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며 아쉬워한다.
윤대성씨도 처음 기술을 습득할 때 6년 동안은 방에 불 한번 따뜻이 지피지 못하고 살았다. 그런 각오가 없었으면 지금의 윤씨 자신이 없을 거라고 한다.
윤씨는 "죽을 때까지 배워도 우리 한옥을 다 못 배운다. 양옥에 비해 배워도 새롭기만 한 것이 바로 한옥 짓는 것이다"고 한다. 불갑사 법당 보수가 거의 끝나 가는데 백양사 유물전시관을 관리할 관리실을 시공하려고 준비중에 있는 그는 한창 바쁘다.
그가 살고 있는 집을 둘러 봤다. 한옥의 단점인 외창문을 이중창문으로 보완해서 시공했고 단열이 잘 되지 않는다는 외벽을 이중벽으로 시공해서 아름답게 지어 놓은 것을 보니 우리 동양인들이 선호할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멋지게 내리어진 지붕이며 기둥이 참 섬세하다.새로운 것에 옛 것이 잊혀져 가는 세태에서 옛 것을 새롭게 단장해 가는 윤씨의 손때가 묻어있는 문화재는 우리들의 후손들에게서 부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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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청 기자 pc21@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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