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와 도덕의 예를 숭상하는 마을
윤리와 도덕의 예를 숭상하는 마을
  • 영광21
  • 승인 2007.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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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탐방 100 / 생곡경로당 <불갑>
“하나, 둘, 셋”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도 불갑 생곡리에 위치한 생곡경로당(회장 정환성)에선 활기가 넘친다.

영광군보건소가 노인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비치해 놓은 브로마이드를 보며 노인건강체조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

찌는 듯한 더위에 잠시 바쁜 농촌 일손을 멈추고 노화를 방지하고 운동으로 여름을 이겨내기 위해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체조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이곳은 “무엇보다 몸으로 나타나니 만족도가 높고 심폐기능과 유연성을 길러줘서 호응 높다”면서 체조을 권했다.

대부분의 농촌이 변변한 냉방시설이 없어 여름을 나는 것도 큰 곤욕이지만 이곳에서는 운동으로 무더위를 날려 보내고 있다.

체조를 마치고 이동한 곳은 경로당 옆의 정자. 정자 옆에는 보호수로 지정돼 군의 보호를 받고 마을의 자랑이기도한 느티나무가 큰 그늘을 마련해줘 흘러내리는 땀을 씻게 했다.

“어르신들 말씀에 따르면 이 나무는 한 500여년 됐다고 하더라고. 6·25사변 때 죽을뻔한 나무를 전문가를 불러 겨우 살렸어. 그래선지 모양은 좀 이상해졌지만 요기 느티나무 아래 정자에서 술도 한잔하고 이야기하면 하루가 후딱 가버린다니께”라며 이곳 어르신들은 농사로 지친 심신을 체조와 느티나무 그늘아래 정자에 앉아 달래고 있었다.

지난 2004년 완공돼 65~80세의 회원 28명이 사용하고 있는 이곳은 큰방과 작은방, 거실, 주방, 화장실로 구성돼 있고 어르신들이 편히 생활할 수 있게 TV, 안마기 등이 구비돼 있다.

여자어르신들이 약간 더 많은 터라 큰방을 여자어르신들이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다고 귀뜸. 32호가 모여 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이곳의 생활터전은 고추, 벼, 양파농사로 한창 고추수확 철을 맞아 눈코뜰새 없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어르신들은 경로당은 꼬박 들려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5개조로 식사당번도 정해 능률적으로 이끌어가며 따로 회비없이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지원금으로 지혜롭게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또 마을 뒤로 삼각산이 위치해 맑은 물과 기름진 옥토가 자랑인 마을로 윤리와 도덕의 예를 숭상하는 마을이라고 소개했다.

마을의 이장과 부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정덕순(55) 어르신은 “어르신들이 협조를 잘해주셔셔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 많이 모인거 보면 아시겠죠. 우리 마을 협동심을 가리자면 다른 마을이 부러워할 정도라니까요”고 전했다.

경로당 정환성 회장은 “서로간의 끈끈한 정으로 이어진 마을이라 부족한건 채워가서 늘 풍족하다. 또 면과 농협 등에서 도와줘 큰 어려움은 없지만 화장실이 한개밖에 없어 남자어르신들과 외부손님들이 사용하기 불편해 간이화장실이라도 설치해주면 좋겠다”고 바램을 내비쳤다.

이곳의 어르신들은 농사일이 없거나 쉬는 시간이면 느티나무를 벗삼아 정자에 모여 살아가는 이야기로 회포를 풀면서 장기와 윷놀이로 노년을 의지하고 있다.

경로효친과 노소화합의 장으로써 끈끈한 정이 오가는 따뜻한 쉼터, 선한 사람들이 많고 장수마을로서 오늘로 웃음이 넘치는 이곳을 뒤로하며 즐거운 마음을 경로당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