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당골칭찬릴레이 / 강정순 / 군서면


오히려 그렇게 말하는 이웃을 보며 “자식이 부모를 모시는 것은 당연한 의무를 한것 뿐”이라며 부끄러운 표정을 내비치며 “아무리 효가 퇴색된 시대라고 하지만 그래도 부모를 존경하지 않고 부모에게 잘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자식을 가르치고 자식에게 보살핌을 받을 수가 없고 무엇보다 시어머니께서 친정엄마처럼 대해 주시는데 고부갈등이 있을 리가 없다”는 강 씨.
그는 갓 21살이 되던 해 염산 남계리에서 남편을 만나 이곳으로 시집왔다. 어린 나이에 시부모를 모시며 슬하에 5남매를 두고 열심히 생활해 온 그는 지난날을 얘기하면서 그간의 힘들고 어렵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듯 어느새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15년전 남편이 지병으로 사망하자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홀로 살림을 떠맡아 슬하에 자녀를 훌륭한 사회인으로 키워내고 몸이 불편한 92세의 시어머니를 극진히 보살폈던 그.
남편이 없는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다섯 아이의 엄마, 시어머니를 모시는 며느리로만 살아온 강 씨는 하루하루가 살기 힘들었지만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해준 자식들과 지난세월 동반자로 서로 의지가 됐던 시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인생을 살아왔다.
그는 이런 효행으로 마을주민들에게 효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정신질환자인 여동생까지 데려와 보살피는 등 가족애를 보여주고 각종 마을 행사나 이웃에 대소사가 있을 경우에는 자기 일처럼 발벗고 나서 함께 일을 처리해 주며 마을 노인들을 친부모처럼 대하는 등 주민들의 귀감이 되는 봉사자이기도 하다.
정우섭 이장은 “항상 마을 궂은 일에 앞장서면서 시어머니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 역시 혀를 내두를 정도인데 장성한 자식들마저 효자들이어서 마을에서 부러움을 사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어두운 노인문제를 접하다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았는데 강 씨 같은 장한 며느리를 본받아 어르신을 깍듯이 모시는 분위기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강 씨는 또 “그저 남들이 하는 것처럼 모시며 살았을 뿐인데 큰 상을 타서 오히려 부끄럽다”며 “굳이 따지자면 효행상을 탄 것도 모두 시어머니 덕이고 보통은 시어머니가 며느리 칭찬하기 쉽지 않은데 마을에 외출하실 때면 그렇게 저의 칭찬을 많이 하고 늘 며느리를 먼저 생각해 줬다”며 오히려 시어머니에게 공을 돌렸다.
부모를 모시는 행실을 뜻하는 효행(孝行)은 극히 개인적인 행동으로 마음속으로 당연하다고 보거나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한 사람의 극진한 효행은 사회적으로 큰 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강 씨의 효행이 사람들 기억속에서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간직한채 그와의 만남을 뒤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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