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년 된 고목아래 인심 넉넉한 마을
500여년 된 고목아래 인심 넉넉한 마을
  • 영광21
  • 승인 2007.09.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로당 탐방 102 / 외간경로당<군남>
처서도 저만치 떠나보내고 때아니게 내리는 가을장마속을 헤치며 지난 1일 도착한 군남면 동간리2구 마을어귀에는 큰 느티나무와 호열각이라고 새겨진 현판이 취재진을 반겨 맞는다.

적별돌로 깔끔하게 건립된 외간경로당(회장 이관우)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가니 30여분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반긴다.

조선14대 임금인 선조때 선무원종 2등 공신을 하사받은 이안례(호 화정)가 이곳에 입촌하면서 형성된 유래깊은 마을인 동2리.

마을어귀에 있는 느티나무는 480여년된 당산나무로 매년 음력 정월 15일 마을주민들이 모여 당산제를 지냄으로써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을의 상징이다.

이관우 회장은 “효열각은 나로부터 8대조 할머니되시는 분인데 신랑 얼굴도 못보고 혼담만 오간 상태에서 신랑이 그만 덜컥 돌아가신거야”라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어떻게 했겠는가마는 할머니는 시댁으로 들어와서 시어머니를 극진히 봉양하셨다고 하네. 그 효를 기리고 후대에 귀감을 삼고자 효열각을 세웠다”라고 설명했다.

2006년 8월 군비지원과 마을자체기금 등으로 현 영광군지편찬위원인 이병균씨를 건립추진위원장으로 해 건립된 동간리2구 외간경로당은 현재 남자 19명, 여자 29명 등 49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친교를 나누며 인생의 황혼을 가꿔 가고 있다.

거실과 큰방 2개에 자체예산으로 마련한 런닝머신 및 안마기 등을 구비해 놓은 이곳 외간경로당은 마을의 대소사를 계획하고 치르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회원들에게 고정적인 회비는 받지 않고 있으며 군으로부터 연료비를 지원받는 것 외에 주민들의 기부금 등으로 운영을 해 나가고 있다.

이곳 어르신들은 다른 경로당과 마찬가지로 “운영예산이 녹록치만은 않다”며 “가장 시급한 것이 전기요금과 수도요금 등으로 군에서 지원해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하는 작은 바램에서 처한 상황을 읽을 수 있었다.

53가구 90여명의 주민으로 이뤄진 동간리 2구는 다른 농촌들과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이 대부분 외지로 떠나고 노인들만이 대부분 농사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지만 올해도 신안군 증도해수욕장으로 야유회를 다녀오며 이웃간에 정을 쌓고 있다.

때마침 회원인 권복현 할머니의 84회 생신이라고 가족들이 생신상을 경로당에 차려서 어르신들을 푸짐하게 대접하는 자리에 동참한 우리 일행은 장수의 기쁨과 효성의 아름다움을 잔잔한 여운으로 남기며 기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