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당골칭찬릴레이 / 강복순 <낙월면>
오는 25일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다. 지난 8월1일 열린 제6회 낙월면민의 날에서 장한어버이상을 수상한 강복순(49)씨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굴비의 고장인 법성도 추석을 앞두고 대목준비로 활기를 띄고 있다. 낙월면 안마도 월촌리가 고향인 강 씨는 1985년 신안군 하의면으로 결혼해가 수원 등지에서 생활하며 고향을 잠시 떠나 지냈지만 남편이 건강이 좋지 않아 친정으로 다시 돌아와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농사를 짓고 생활했지만 결국 12년전 남편을 지병으로 잃었다. 5살, 9살, 11살 어린 자녀를 남기고 그렇게 세상을 떠난 것.
“남편이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있었던 터라 가정형편이 많이 어려웠습니다. 남편이 떠난 자리가 컸지만 그의 빈자리를 슬퍼할 겨를도 없이 저는 생활을 이어가야 했습니다”라며 순탄치 않았던 지난 세월을 풀어놓는 강 씨. 35세에 홀로된 그는 안마도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법성일대에서 굴비엮는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또 틈나는 데로 그물 추르리기 등 어업현장에서 품을 팔며 살고 있는 그는 현재 대학생 2명과 고등학생 1명의 학비를 뒷바라지 하는 등 정성을 다해 자녀들을 키우며 주변의 귀감이 되고 있다.
“모든 부모들이 자식을 위해 사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요. 다행이 자식들이 특별히 속을 섞이지 않고 바르게 잘 자라 크게 힘든 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라며 긍정적인 일상을 밝히는 강 씨는 “지금도 섬에서 농사일을 도맡아 해주는 친정어머니에게 늘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남편이고 친구였으며 가장 큰 위안이 된 포근한 언덕같은 존재니까요”라며 지나온 고단한 세월에 대한 눈물을 훔쳐냈다.
3녀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자식의 아픔을 가슴에 묻은 86세 된 어머니와 자매들을 의지 삼아 힘겨움을 이기며 세상에서 가장 강한 ‘어머니’로 모진 세상을 헤쳐 나가고 있다.
“평소보다 명절을 앞둔 요즘 일감이 많다”라며 바쁜 내색을 내비치는 강 씨.
인터뷰를 위해 잠시 일을 멈추고 작업현장을 빠져 나온 그는 굴비비늘이 튀어 희끗희끗한 간편한 작업복차림에 꾸미지 않은 얼굴이었지만 역경의 삶을 잘 버텨온 얼굴로 위대하고 높아 보였다.
잘살아 보자고 또는 보다 더 즐겁게 살아보겠노라고 가정과 자식을 버린 이기적이고 비정한 ‘실속엄마’들의 이야기가 예삿일이 돼버린 현실속에서 강 씨가 보여준 자식에 대한 아낌없는 헌신과 사랑은 그래서 더욱 값지고 고마운 것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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