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사전준비와 산채 예의 지녀야
철저한 사전준비와 산채 예의 지녀야
  • 영광21
  • 승인 2007.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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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인의 난과의 만남 52 - 산채 기술
온대성의 다년생식물인 보춘화는 주로 남부지방에 자생하는데 이 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12℃ 정도로 비교적 온화한 지역이다.

침엽수와 낙엽활엽수, 상록활엽수의 숲속에 나며 햇빛이 알맞게 조절되는 동향과 남향의 완경사지에 군생(群生)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보춘화의 자생지도 계속 북상하는 추세다.

값비싼 난을 찾아 산을 오르는 사람이 많지만 산채에도 몸가짐이 있고 예가 있는 것이다. 먼저 탐색하려는 산은 사전에 입산허가를 받아 두고 채란 몸차림은 손과 발을 보호하게 상하 긴 옷을 입고 등산화를 신는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살모사 같은 뱀이 많기 때문에 주의하고 지도와 비옷, 우산, 약품(방충제, 소독약) 등과 소형 갈고리 등을 준비한다. 혼자서는 부상을 당하거나 위험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없으므로 채란은 보통 두세사람이 함께 하는 것이 좋다.

변이종중 명품을 찾으려면 다른 식물에는 일절 눈을 돌리지 말고 춘란에만 온 신경을 집중시켜 찾지 않으면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명품을 발로 밝고 지나가는 채란인이 있는가 하면 그 뒤를 같이 가던 다른 사람이 채취하는 것을 여러번 보았고 또 얘기를 들었다.

변이종을 발견하더라도 곧바로 뽑지 말고 그루 주위의 낙엽을 조금 제거해서 충분히 조사해 본 뒤에 비로소 캐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만약 대단한 변이품종이 아닌 경우에는 제거했던 낙엽을 제자리에 놓는 애정은 체란인의 기본자세라 할 것이다.

채란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올바른 탐색법을 익혀야 한다. 이는 누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산행을 통해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남부지방을 비롯해 동으로는 울릉도, 서로는 백령도에까지 자생지가 넓혀진 보춘화지만 어느 산이나 다 자라는 것은 아니고 보습력이 있고 통풍이 잘되는 곳이라야 잘 자란다.

너무 습한 계곡이나 전혀 햇빛을 볼 수 없는 무성한 나무 아래, 단단한 마사질로 구성된 바위산에는 거의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로 드물다. 20여년 전만 해도 어느 산에 올라도 소심쯤은 몇포기씩 흔하게 만날 수 있었지만 요즘은 난과 약초, 고사리, 산나물을 채취하는 사람들로 산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사람 지나다닌 자리로 온 산에 작은 길들이 만들어 졌다. 그래서 요즘 산채할 때는 몇가지 규칙이 전해져 온다. 먼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곳을 찾아야 명품을 만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청미래덩굴이나 아카시아 나무가 우거진 곳, 인가 주변의 대나무밭, 들 가운데 섬처럼 떨어진 작은 산을 목표로 많이 다닌다.

그러나 사람이 다니지 않은 곳 중에서 민간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군사시설인 포사격장 인근을 찾는 이들이 있어 위험하기 그지없기도 하다.

그러나 채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생지에서 뽑힌 춘란을 묻어 주고 내려올 때는 꼭 산의 쓰레기를 가지고 돌아오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난을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자생지의 고마움을 알고, 민춘란 한 촉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애란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