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문 대가 한학자 이학용 선생 영면
전석문 대가 한학자 이학용 선생 영면
  • 영광21
  • 승인 2007.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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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구한말 한학자 이승달 종손으로 4대째 한학 매진
“‘덕필유린(德必有隣) 도불추지(道不墜地)’ 덕에는 반드시 이웃이 있고 도리는 절대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영광지역 서당교육의 산실 <덕림정사>의 지수 이학용 선생이 92세를 일기로 지난 7일 타계했다.

홍농의 조산(祖山)이라 불리는 덕림산의 덕림정사에 머물렀던 이학용 선생은 구한말 한학자인 전주이씨 성와 이승달의 종손이다. 그의 할아버지인 성와 이승달도 이곳에 은거해 도학을 가르치고 경전을 연구, 한학의 전통을 이어왔다.

생전에 선생은 “글을 많이 읽고, 많이 짓고, 많이 쓰는 것이 글씨를 가장 잘 쓰는 방법”이라고 후진들을 교육시켰다.

이학용 선생은 전국 전석문(全石文)의 대가로 고창 선운사의 비석 2기와 불갑면 내산서원의 현판 등 그가 새긴 비문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지수 선생은 법성상고 한문강사, 영광향교 장의·전교, 홍농서호동지회장, 홍농 노인만수회장 등을 역임했다.

선생은 60년대 이후부터 핵가족화로 전통적 윤리, 도덕적 민족문화가 허물어져 가는 것을 보고 충효와 경로사상을 진흥시키고 전통적 미풍양속을 진작시키기 위해 유도사상과 도덕 회복에 앞장서 헌신해 왔다.

그는 일제 때 덕림정사 서당을 지키며 상투조차 자르지 않았고 6·25 당시 산속으로 숨어 든 피난민들에게 온정을 베풀며 선비의 절개를 버리지 않았고 또 가난한 아이들에게는 학비조차 받지 않고 후학을 양성했었다.

대를 이어 덕림정사를 지키고 홍농읍에서 서예학원을 운영하며 한문을 지도하고 있는 막내아들 경회씨는 “아버지는 40여년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덕림산 선영에 모신 후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과 해질 무렵이면 인사 올릴 정도로 실제 효행과 전통 가족윤리를 몸소 실천해 오신 분”이라고 선친을 회고했다.

발인은 10일 오전 9시30분 이뤄져 선산인 홍농읍 월암리 풍암마을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