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을 일구는 여성 / 정영임<불갑면부녀회장>

자그마한 체구에 수수한 인상이 평범한 어머니의 모습 그대로인 정 씨. 그는 불갑면 15개리 부녀회장들을 대표하는 면 부녀회장을 2년째 맡고 있다.
10여년간 마을부녀회장을 맡고 있으며 면 부회장을 거쳐 회장이 된 그는 영광군새마을부녀회 부회장도 현재 역임중이다.
부녀회는 예나 지금이나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고 있다. 약방의 감초처럼 어느 마을에서나 부녀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로 그 역할과 몫이 큰 것.
이런 부녀회의 리더를 맡고 있는 정 씨는 살고 있는 마을은 물론이고 면, 군에까지 그가 필요로 하는 곳에는 언제든지 달려가 매사 모범을 보이고 있으며 남녀노소 누구와도 격이 없이 원활하게 지내고 있다.
불갑면 순용리 용산마을이 고향인 정 씨는 20대 초반 면사무소에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그리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슬하에 3남1녀를 두고 화목하게 살아온 그는 42세에 직장암으로 남편과 영원한 이별을 고했다.
중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의 자녀들을 남긴채 남편은 다시 못 올 길을 그렇게 떠나고 말았다.
“자식들을 길러야한다는 신념뿐 아무생각도 없었습니다”라며 눈물로 홀로 남겨졌던 세월을 훔쳐내는 정 씨. 그 또한 10여년전 유방암수술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병마와 싸워 이기고 자녀들을 키워 모두 출가시키며 모진 세상을 굳세게 살아왔다.
“회원들과 더불어 이렇게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 저는 행복합니다”라며 다가올 추곡수매장에서 1년동안 고생한 농민들을 대접하기 위한 음식에 사용될 늙은 호박을 챙기는 정 씨는 부녀회 활동 말고도 불갑면농악대와 영광국악협회에서 활동하며 틈틈이 여가를 즐기고 있다.
영광농협 불갑지소 강경구 차장은 “세상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바라보며 매사 솔선수범하고 어르신들을 잘 대접하는 모습이 주변에 귀감이 되고 있다”고 정 씨를 칭찬했다.
자녀들이 모두 출가한 터라 정 씨 홀로 집을 지키고 있지만 그의 집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행사가 있을 때는 회원들이 모여 음식을 장만하는 등 마을에 특별한 일이라도 있으면 자리를 흔쾌히 빌려주며 웃음과 화합이 넘쳐나는‘사랑방’이 되고 있다.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어르신들 여행이라도 보내 드려야겠다”고 효도관광 계획을 밝히는 정 씨. 그는 황혼초입에 서있지만 왕성한 활동력을 과시하며 연륜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노익장을 당당하게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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