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인의 난과의 만남 58 - 잎이 검게 탈 때는

자생지의 일반적인 특성은 입자가 굵은 토양으로 오랜 세월 쌓인 낙엽이 부숙돼 항시 충분한 영양공급이 이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햇빛은 식물의 생장이 왕성한 시기인 5월부터 낙엽이 질 때까지는 주변의 나무와 잡초들이 자연적인 차광을 해 주며, 가을부터는 떨어진 낙엽과 마른 잡초들로 인해 이듬해 새싹이 틀 때까지 충분한 채광이 이뤄지게 된다.
한여름이라 해도 나뭇잎이 직사광선을 1차적으로 차광하고, 무성한 풀들이 습도를 유지해 난의 생장을 돕는 것이다. 따라서 난실도 자생지와 유사한 조건이 돼야 하며, '난은 바람이 기른다'는 말처럼 적극적인 통풍과 빛 관리, 적절한 영양분의 공급이 우선돼야 한다.
난을 기르는 분들의 공통적인 고민거리인 잎 끝이 타는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빛에 의한 엽온(葉溫)의 불균형을 들 수 있는데 반음지 식물인 난의 경우 음지나 반음지 상태에서 재배하다 갑자기 강한 햇빛을 쪼이게 되면 잎이 타는 원인이 되므로 오전 햇빛은 충분히 쪼여 주고 최적(6,000~8,000lux)보다 조금 강한 광선(12,000~15,000lux) 하에서 배양시켜 큐티큘라층을 발달시켜야 한다. 큐티큘라층은 강한 햇빛을 차단해 잎을 보호하는 동시에 엽육을 두텁고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특히 바람이 잘 통하지 않은 곳에서는 난의 생육이 극히 떨어지게 되는데 배양중에 잎 끝이 누렇게 변하면서 타면 여름철이라도 반드시 분을 털어 뿌리를 점검하고 공기가 잘 통하는 신선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이끼가 많이 낀 화장토는 교환하는 것이 좋다.
물이 부족해도 건실한 생장이 어렵겠지만 더욱 직접적인 원인은 과습에 있다. 난은 특수한 뿌리 구조 때문에 산소호흡을 위해 건조한 환경을 선호한다. 따라서 관수를 할 때는 화장토가 하얗게 마르는 듯한 기운이 돌 때 주는 것이 안전하다.
아직 물주기는 멀었는데 잎이 거칠고 건조하게 여겨질 때는 분무기로 스프레이를 해 주면 엽온을 내리면서 부족한 습도를 보충해 줄 수 있다. 자생지는 두툼한 부엽층에서 양분이 공급되지만 난석은 무기물질로 어떤 성분도 안 들어 있어 희석배율을 지키는 시비법이 요구된다.
동해의 피해는 심하면 피해 당시에 나타나지만 2~3년후에 영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미지근한 물을 주는 등 서서히 결빙된 조직이 풀릴 수 있게 외기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이포넥스와 같이 무기질비료 한가지만 사용하면 칼슘 결핍으로 신아의 잎 끝이 검게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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