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향해 꾸준히 준비하는 자세로 정진하자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히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중에서 -
수능을 위해 힘겹게 달려온 고3학생들에게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시가 바로 이 시가 아닐까 싶다. 작년에 비해 언어영역과 수리영역 ‘나’형이 다소 어렵게 출제돼 수험장을 빠져 나온 학생들의 표정이 추위와 긴장감으로 상기돼 있었다.
이번 수능시험을 치른 ‘89년생’들은 ‘내신·수능·논술’의 힘겨운 트라이앵글에 시달려야 했다.
그래서 어느 학년보다 이들의 지난 3년간 고등학교 생활은 말할 수 없는 고뇌의 순간들이었다.
그리해 그들은 자신들을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교육부의 마루타세대’ ‘죽음의 트라이앵글’ ‘등급 나뉘는 돼지고기세대’ 등.
고교 ‘내신등급제’는 2005년 89년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처음 실시됐다.
기존 수·우·미·양·가 절대평가에서 1~9등급으로 상대평가가 시작된 것이다.
수능 끝나는 날로 이들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가장 큰 짐인 ‘수능’을 내려놓았다.
수험생은 뜨거운 양철지붕위의 고양이와 비유되곤 한다.
뜨거운 양철지붕 위에 있자니 발바닥이 뜨겁고 내려가자니 무서운 천적이 버티고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실정.
일반계 고교 3학년의 학습분위기는 대체로 획일적이고 타율적인 학습이 되고 있음은 부인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아침 7시50분부터 밤 11시까지 대학입시를 위해 학업에 전념해야만 하는 학생들. 그러다보니 학생들의 개성과 자율성은 종종 무시되곤 한다.
더구나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부모의 바람에 반해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 취업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부모와의 갈등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로 늦은 밤까지 앉아있어야 하는 경우도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실이다.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심신이 지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수능이 끝난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수능이후 학생들 지도에 다양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먼저 논술과 심층면접을 대비하면서 합격이 확정된 수시모집 입학생들을 위한 지도계획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논술과 심층면접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논술과 심층면접, 구술고사의 특징 및 출제경향을 분석해 지도하고 있으며 수시모집 1, 2차 합격생을 대상으로 고교 3학년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토록 함은 물론 교외 체험학습 운영을 활성화해 조기 진로선택에 따른 자기계발 기회를 부여하며 대학입학 이후에 적응의 수월성을 위해 대학교 선수학습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내실 있는 대학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기초소양을 함양하도록 하는데 계획을 세워 실시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 또한 자기만의 시간을 갖게 된 시점에서 자신의 세울 때이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이렇게 말한다. ‘산은 올라오려는 사람만을 허락합니다’라고. 언제나 자신의 미래를 향해, 옹골차게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준비하는 자세로 정진하여 자신의 푸른 꿈이 울창하게 뻗어나가길 기대해 본다.
김병인 진학부장 / 영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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