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을 일구는 여성 - 민희순<홍농읍>

바다와는 거리가 먼 영암이 고향인 민 씨는 20대 초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지금 남편을 만났다. 안마도가 고향인 남편은 바로 그를 데리고 귀향했고 신혼을 석만도 섬에서 보내게 됐다. 2남4녀중 다섯번째, 딸로는 셋째딸인 민 씨는 부모형제의 반대가 심했지만 남편을 따라 섬에서 시부모형제를 모시며 딸을 낳고 살았다. 그후 법성으로 분가해 아들을 낳고 가마미로 옮겨 남편과 어장을 시작해 19년째 남편과 배를 타고 있다.
3월부터 10월까지 주꾸미 병어 대하 꽃게 등을 잡아 많은 양은 위판장으로, 적은양은 상인들에게 넘기며 수입을 올리고 있다. 민 씨는 최근 도매로 넘기고 남은 고기들을 직접 법성항 좌판에서 판매하고 있다.
“제가 이렇게 바다에서 일하며 살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래도 저는 지금의 생활에 만족합니다. 가끔 위험에 처하기도 하고 힘이 부쳐 힘들때도 있지만 바다는 우리 가족이 살아가는 고마운 일터니까요”라며 긍정적인 마음을 밝히는 민 씨는 “아이들이 모두 자랐고 오랫동안 어업을 하다 보니 살아가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최근 어획량이 감소해 어민들의 삶이 걱정입니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성격이 활달하고 매사 적극적인 민 씨는 여성어업후계자로서 수산인들이 참석하는 행사나 어업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행사를 돕고 어민들의 권익신장에 앞장서고 있다. 또 요즘처럼 어장이 쉬는 겨울철이면 다음해 어업준비를 위한 어장을 정리하고 조기잡이배가 들어오는 날에는 법성수협위판장에서 조기선별작업을 하며 쉴틈없이 일상을 채우고 있다.
본격적인 어업이 시작되는 봄부터는 이른 새벽 3~4시면 바다를 나가 오전 11시경에 들어와 다시 법성항좌판으로 잡은 고기를 팔러나가는 민 씨는 늘 시간에 늘 쫓기는 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밝고 부지런하게 생활해 주변에 그 모습이 성실하게 비춰지고 있다.
“저와 남편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0년만 어장을 하려고 합니다”라며 다시 종종걸음으로 사라지는 민 씨는 푸르른 바다를 남편과 씩씩하게 지켜갈 것을 약속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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