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탐방 116 - 맹자경로당<불갑>

찬바람을 동반한 겨울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마을회관 앞 버스 정류장에서는 아낙네들이 영광읍으로 시장을 보러가기 위해서 왁자지껄 모여 있다. 이들의 풍경을 뒤로하고 도착한 불갑면 안맹리 맹자마을.
숲과 대나무가 빽빽한 뒷산 품에 안겨있는 이곳에 위치한 맹자경로당(회장 김판선 사진)은 약간 언덕위에 자리해 경로당을 오르는 길은 마치 등산로를 오르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자연과 더불어 유난히 조용하고 차분한 이곳은 앞쪽에는 교회가 뒤쪽에는 원불교 교당이 있어 종교를 가진 어르신들에게 심신의 안정을 전달하고 있었다.
2002년 20여평으로 지어진 이곳 맹자경로당은 남녀어르신 4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편안한 보금자리이자 대화의 장으로 안락함을 전해주고 있다. 이곳은 새마을창고로 지어졌으나 2002년에 용도를 경로당으로 변경해 새롭게 리모델링 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로당 회장을 맡고 있는 김판선 어르신은 “우리 마을은 조선시대때 수은 강 항 선생이 어느 상인으로부터 맹자에 관한 책을 사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선생이 본인은 맹자에 관한 책을 다 읽어서 책을 구입할 의사가 없다고 하자 그 상인이 책을 마을 당산나무 위에 올려놓고 사라지면서부터 그 책에 적힌 맹자의 이름을 따서 맹자마을이라고 불리게 됐다”고 마을유래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 마을은 바쁜 농사철 일손이 부족할때면 서로가 도우면서 지내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지만 젊은이들이 워낙 없는 터라 농촌의 미래가 염려되고 외롭게 홀로 지내는 노인들이 안타깝고 안쓰럽다”며 자녀들에 대한 그리움과 서운함을 표현했다.
이영섭 이장은 “우리 마을은 특별히 큰 자랑거리는 없지만 그래도 이웃 마을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단합이 잘되고 마을일 하나를 하더라도 전 주민이 내 집안일처럼 생각하고 도와주고 있다”며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나와 식사도 함께 하고 담소를 나누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고령인 어르신들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운동기구 등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마을에 홀로지내는 노인 몇 있는 면사무소 면장님을 비롯한 직원들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어 그나마 노인들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다”며 감사함을 전하는 어르신들은 저물어가는 한해의 끝자락에서 주변의 따뜻함을 그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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