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을 일구는 여성 / 영광읍 김수영

이곳에 10여년전 둥지를 틀고 젖소를 기르고 있는 김수영(45)씨는 찾아간 그날도 소들을 관리하느라 움직임이 바빴다. 젖소들의 오후 착유를 위해 남편과 준비가 한창인 그는 작업복차림의 수수한 모습이었지만 어딘가 모를 숨겨진 강단이 든든한 믿음으로 다가왔다.
전북 군산이 고향인 김 씨는 일찍이 부모를 따라 서울에서 생활했으며 서울이 고향인 남편을 대학에서 만나 결혼했다. 김 씨와 함께 중국어를 전공한 남편은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했다.
하지만 김 씨의 남편은 어느날 목장을 할 것을 제안했고 목장을 하기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다니다 1997년 영광에 정착했다. 2여년의 준비기간을 걸쳐 젖소 15마리로 목장을 시작한 김 씨는 현재 100여두의 젖소를 사육하는 전문 낙농가로서 튼실히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일을 해야 하는 고된 일과 속에서도 남편을 믿고 따르며 하나 둘 목장 일을 익혀온 김 씨는 이젠 남편과 호흡이 척척 맞는 베테랑 사육사가 다 된 것.
“서울에서 생활하며 농촌이 무엇인지 젖소를 어떻게 키우는지 전혀 몰랐습니다”라며 낯설고 생소했던 지난 시절을 밝히는 김 씨는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종합예술’을 하자고 하기에 무작정 도전했죠”라며 “터를 가꾸고 집과 축사를 지으며 조금씩 일궈가는 생활이 생각보다 즐겁고 재미있었습니다”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밝혔다.
조용히 초야에 묻혀 슬하의 5녀를 기르며 남편과 목장을 열심히 운영해온 김 씨는 어느 정도 목장이 안정되자 경기도를 오가며 유제품을 이용한 가공식품 공부를 시작했고 현재는 한국목장형유가공연구회장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유제품의 소비를 촉진하고 자연치즈 제조기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에서 열린 총 50개의 자연 치즈가 출품된 제2회 자연치즈 콘테스트에서 몬타지오 등 5점을 출품해 로마노(초경질) 치즈로 금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창조한다는 뜻의 유래카라는 이름의 1만3,000여평의 목장을 남편과 이끌고 있는 김 씨는 일반인들이 방문해 목장을 둘러보고 치즈를 직접 만들어도 갈수 있는 체험목장을 계획 중에 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정하는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인 HACCP(해썹) 방식을 갖춘 목장을 추진하는 등 지역 낙농발전과 국민의 건강을 위한 성실한 낙농가가 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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