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친구, 올해도 변함없는 우정 나누자”
“우리는 친구, 올해도 변함없는 우정 나누자”
  • 영광21
  • 승인 2008.02.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단체탐방 - 을미회
영광읍 학정리 학실사거리 한 골목에 위치한 컨테이너. 이곳에 해 저문 저녁 굴직한 남정네들의 웃음소리가 문밖을 넘는다. 문을 열고 들어간 이곳에는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아도 여인네는 없는 듯싶은데 새우튀김, 닭볶음, 족발, 계란말이, 오이무침 등 군침을 돌게 하는 갖가지 요리가 걸판지게 차려져 있다.

“어이 친구, 요거 간 한번 보게나.” “안주가 좋응게 소주한잔 할랑가.” “어쩐가 내 요리솜씨가 좋체.”

오고가는 대화에 우정과 정겨움이 가득 묻어나는 이곳은 을미회(회장 안진석) 회원들의 사무실로써 찾아간 그날은 운영위원회가 열리고 있었다. 태정호텔 맞은편에 사무실을 두고 운영하다 각 읍면의 친구들이 좀 더 편리하게 모으기 위해 지난해 이곳으로 이전해온 을미회는 농한기인 겨울철 내내 친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이곳이 특이한 것은 큰 손에 덩치 좋은 남자들이 찾아오는 친구들을 위해 십시일반 쌀과 부식재료를 보태 스스로 음식을 장만해 ‘맛’있고 ‘멋’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것.

친구들이 붙여준 자칭(?) 요리반장이라는 성재수 회원은 “10년이 넘는 세월 친구들을 만나오면서 친구들의 소중함이 시간의 깊이만큼 크게 느껴진다”며 “이제 나이도 어느 정도 들었고 적적한 여가시간을 이곳에 나와 이야기 나누며 위로할 수 있다는 것이 친구들 서로간에 커다란 행복과 낙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회원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며 건강하고 건전한 삶을 추구해 지역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발족한 을미회는 1955년생 사나이들이 우정으로 맺어진 단체다.

을미회는 각 읍면에 운영위원을 두고 90여명 회원들이 지역의 번영과 그늘지고 소외된 이웃과 사랑을 나누고자 뜻을 같이하고 있다. 정기총회 및 회장단 이·취임식은 매년 1월 개최하고 운영위원들을 월례회의를 통해 읍면회원들과 모임의 소식을 전달하고 있다.

또 연말이면 지역의 어려운 시설을 방문해 쌀과 라면 등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으며 지역의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나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추천받아 장학금을 전달하며 모범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이웃과의 나눔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며 지역의 밝은 미래를 함께 일궈가고 있는 을미회는 1년에 두차례 부부동반 야유회, 체육대회, 등반대회 등을 개최해 아내사랑을 다짐하고 있다.

안진석 회장은 “올해도 끈끈한 우정을 토대로 모임을 더욱 돈독히 하자”며 “개인의 건강과 가족의 행복을 잘 지키며 지역발전에도 일조하는 친구들이 되자”고 당부했다.
을미회 회원들의 ‘사랑방’을 나오는 발길에 걸리는 모아놓은 술병이 밉지 않은 것은 빈병 하나하나에 가슴 따뜻한 우정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